[전문기자칼럼] 마오타이 회생과 중국의 신소비

입력 2015-04-19 20:38  

오광진 중국전문기자·경제博 kjoh@hankyung.com


[ 오광진 기자 ] 중국의 국주(國酒) 생산업체로 유명한 구이저우마오타이(貴州茅台) 주가가 지난주 후반 급등세를 탔다. 상하이증시에서 지난 16일 가격제한폭(10%)까지 오른 데 이어 17일엔 2.78% 상승한 232.56위안에 마감했다. 마오타이가 상한가를 기록한 건 2008년 3월 이후 7년 만에 처음이다.

마오타이의 주가 급등이 주목되는 건 중국 소비구조의 변화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3공(三公) 소비를 억제하고 대중 소비를 키운다”(리커창 중국 총리, 올해 정부 업무보고)는 중국 정부 의도대로 소비구조가 바뀌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3공 소비는 공공예산으로 해외 출장을 가고, 관용차를 굴리고, 접대비를 쓰는 것을 일컫는다. 3공 소비는 과거 과소비를 부추기는 주범으로 꼽혀왔다.

'3공 소비'에서 대중 소비로

2001년 상장한 마오타이 주가는 시진핑(習近平) 정부가 3공 소비를 억제하기 전까지만 해도 상승가도를 달려왔다. 중국 증시가 2008년 이후 대세 하락기에 머물던 2012년 7월 259.99위안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중국 증시에서 가장 비싼 황제주가 됐다. 이후 시진핑 정부의 부패눗?영향에 따른 3공 소비 위축 등으로 주가와 실적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1월엔 최고치의 46% 수준(118.76위안)까지 밀렸다. 지난해 매출 증가율은 1998년 이후 가장 낮은 1%로 추정됐다.

하지만 마오타이는 올 들어 실적 개선 조짐이 뚜렷하다. 자오상증권은 지난주 보고서에서 1분기 마오타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증가한 90억위안에 달한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12월 300~500위안급 중저가 백주(白酒) 마케팅 전담 부서 신설을 발표하는 등 타깃 고객을 대중으로 전환한 덕분이다. 2012년 마오타이 판매에서 절반을 차지했던 군부대와 정부기관 구매 비중은 5%에도 못 미친다.(자오상증권)

소비구조 변화에 기회 있어

3공 소비를 대중 소비가 대체하는 건 중국 소비구조 변화의 한 단면일 뿐이다. 지난주 중국 1분기 경제지표를 발표한 성라이윈 국가통계국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입고 먹는 것 위주의 생계형 소비가 이미 향유형 소비로 옮아가는 소비구조의 업그레이드가 빨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 대변인은 인터넷에 기반한 소비를 비롯 여행 문화 교육 헬스 녹색소비 등을 신소비로 꼽았다. 중국의 1분기 소매 매출 증가율은 10.6%로 지난해 연간 성장세(12%)에 비해 크게 둔화됐지만 1분기 온라인 소매 매출은 41.3% 증가했다. 신에너지 자동차 판매도 같은 기간 50% 이상 늘었다. “중국 경제의 신성장동력이 빠른 속도로 크고 있다”(성 대변인)는 진단이 나오는 이유다.

중국은 부패척결 운동이 미치는 경제 충격의 완충장치를 소비구조 전환에서 찾고 있다. 중국에서 소비의 경제성장 기여도는 60%에 이른다. 중국 정부는 특히 투자와 수출이 주도해온 성장동력을 소비로 다변화하는 노력을 해오고 있다.

1분기 성장률이 6년 만의 최저치로 둔화됐다는 소식에 경착륙 논쟁이 재연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주목해야 할 건 성장률이라는 숲보다는 소비구조의 변화라는 나무다. 중국과 자유무역협정(FTA) 본서명을 눈앞에 둔 한국으로선 더욱 그렇다. 중국의 신소비를 성장동력으로 편입시킬 좋은 기회다.

오광진 중국전문기자·경제博 kj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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