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패의 사나이' 딱지 뗀 퓨릭…역전승으로 5년 만에 PGA 우승

입력 2015-04-20 20:50  

헤리티지 연장전서 키스너 꺾어
'8자 스윙'으로 통산 17승 일궈



[ 최만수 기자 ]
절벽 중간 지점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린 공. 오른쪽으로는 망망대해가 보인다. ‘8자 스윙’의 짐 퓨릭(45·미국)은 위험을 무릅쓰고 아래로 내려가 샷을 했다. 그는 기어코 공을 페어웨이로 빼낸 뒤 파세이브를 만들어냈다. 지난 2월 미국 PGA투어 AT&T페블비치내셔널 최종일에 나온 명장면이다.

3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리던 퓨릭은 ‘절벽 투혼’에도 끝내 역전패했다. 2010년 이후 54홀 선두에서 9연속 역전패. 2013년 BMW챔피언십에선 꿈의 59타를 치고도 역전당했다. 김세영(22·미래에셋)이 ‘역전의 여왕’이라면 퓨릭은 ‘역전패의 사나이’였다. 그런 퓨릭이 이번엔 역전승을 거뒀다.

퓨릭은 20일(한국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힐튼헤드의 하버타운골프링크스(파71·7101야드)에서 열린 RBC헤리티지 최종라운드에서 8타를 줄이는 맹타를 휘둘러 케빈 키스너(미국)와 합계 18언더파 266타로 동타를 이뤘다. 연장전에 들어간 퓨릭은 18번홀(파4)에서 키스너와 똑같이 버디를 잡아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17번홀(파3)에서 이어진 2차 연장전에?퓨릭은 4m 남짓한 버디 퍼트를 넣어 파에 그친 키스너를 따돌렸다.

PGA투어 통산 17승. 2010년 투어챔피언십 이후 5년 만의 우승이다. 퓨릭은 상금 106만2000달러(약 11억5000만원)를 받았다. 퓨릭은 “그동안 패배의 아픔이 우승의 기쁨보다 더 많았지만 이번 대회에선 좋은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퓨릭은 번번이 우승 문턱에서 넘어졌지만 불혹을 넘긴 나이에도 꾸준한 기량을 유지해왔다. 지난 시즌 21개 대회에 출전해 모두 커트 통과했다. 10위 이내에 11차례 들었으며 준우승도 네 번이나 했다. 평균 스코어도 69.20타로 3위다. ‘나무에서 떨어지는 문어 같다’는 악평을 듣는 8자 스윙에도 올 시즌 평균 페어웨이 적중률이 72.98%(4위)에 달할 만큼 정확한 샷을 구사한다.

3라운드까지 선두였던 트로이 메릿(미국)은 2타를 줄이는 데 그쳐 3위(16언더파 268타)로 밀렸다. 시즌 첫 메이저대회 마스터스를 제패하고 휴식 없이 이번 대회에 출전한 조던 스피스(미국)는 합계 10언더파 274타를 쳐 공동 11위에 올랐다.

스피스는 1라운드에서 공동 93위에 그쳐 커트 탈락 위기에까지 몰렸지만 2라운드부터 날카로운 샷감을 회복하며 다음 대회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배상문(29)은 5언더파 279타로 공동 37위, 뉴질랜드 동포 대니 리(25)와 재미 동포 제임스 한(34)은 1언더파 283타 공동 60위로 대회를 마쳤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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