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페루 정상회담…중남미 원격의료 12조 수출길 열려

입력 2015-04-21 04:16  

정상회담서 20건 MOU
창조경제 모델 수출도



[ 정종태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의 페루 국빈 방문을 계기로 국내 원격의료 기술을 중남미시장에 수출할 길이 열렸다. 국내에서는 법으로 막혀 있는 원격의료를 해외에 수출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중남미 원격의료 시장 규모는 112억달러(약 12조원, 2015년 기준)에 달하는 것으로 정부는 추산했다.

남미 4개국을 순방 중인 박 대통령은 20일 페루 수도 리마에서 오얀타 우말라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양국 간 보건의료 분야 협력 확대를 위한 협정서에 서명했다. 협정에 따라 가천길병원은 페루의 카예타노헤레디아병원과 원격의료 기술을 수출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가천길병원이 가진 원격의료 기술을 활용해 페루에 적합한 모델을 개발하고 원격의료 기기 및 장비 공동 개발, 병원 정보시스템 구축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국내에서는 원격의료를 허용하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이 여야의 입장 차이로 2년 넘게 국회에 계류 중이다.

박 대통령과 우말라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통해 보건의료 분야 협력 외에 繡같桓?시장 및 에너지 신산업 △창조경제 인프라 △전자상거래 등의 분야에서도 양국이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체결한 양국 정부 및 기업 간 MOU는 20건에 달한다. 정상회담을 계기로 페루 정부가 추진 중인 270억달러(약 29조원) 규모의 에너지 산업 및 교통 인프라 설비 구축 사업에 국내 기업들이 참여할 기반도 마련됐다.

회담에서는 페루 정부가 추진 중인 ‘국가발전 전략 2021’(2021년까지 1000억달러를 투자해 인프라 개선 등을 추진하는 것)에 국내 기업이 참여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내년에 입찰 예정인 석유화학 복합단지 조성 사업(133억달러 규모), 리마에 건설 예정인 전철 3, 4호기(100억달러), 리마를 관통하는 리막강 복원사업(7억달러), 송배전망 개선 사업(30억달러) 등이 대표적이다.

리막강 복원사업의 경우 이번 순방을 계기로 한국수자원공사는 페루 수자원청과 통합 물관리 협력 MOU를 체결했다. 사업이 본격화하면 국내 기업이 중남미 물시장(34조8000억원, 2005년 기준)에 진출하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한국수출입은행은 이와 별도로 국내 기업의 페루 인프라 구축 사업 진출을 돕기 위해 페루 투자진흥청 등과 함께 30억달러 규모의 금융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박 대통령은 페루의 K팝 한류 팬들과도 만났다. 주페루대사관에 등록된 페루 내 K팝 팬클럽은 124개에 달하며, 팬 수는 3만~5만명으로 추정된다.

리마=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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