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파크·에코랜드 등 제안
서생면주민協 "내륙 소외" 반발
이주민과 배분 주도권 다툼도
[ 하인식 기자 ] 21일 울산시 울주군 서생면에 있는 활어구이 직판장. 원전 지원금 4억원을 들여 지은 이 직판장은 4년째 개점 휴업 상태다. 이 직판장은 한국수력원자력이 신고리원전 3·4호기 건립에 따른 주민들의 어업권 피해를 보상하는 차원에서 건립했다.
하지만 직판장이 논 한가운데 세워진 데다 인근 강양회단지와도 멀어 상인도 손님도 찾지 않으면서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 원전 지원금으로 지역민의 복지를 위해 지은 시설이 지역 사정보다는 선심성 사업으로 추진되면서 흉물로 방치되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원전 건설에 따른 보상 명목으로 그동안 신고리원전 건설 부지에 속한 서생면 일대에 매년 100억원 이상을 지원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지원금 사용이 불합리했다며 반발하는 가운데 새로 건설하는 신고리 5·6호기 지원금에 대한 사용 방식을 놓고 군과 주민들 간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울주군은 5·6호기 건설로 지원되는 원전 지원금 2700억여원에 대한 활용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올해 초 퓰쳬?‘원전지원사업 중장기 발전계획 학술용역’ 결과를 최근 내놨다. 5·6호기는 울주군 서생면 일대에 오는 9월 착공, 2020년 12월 준공된다. 용역 결과에 따르면 울산과학기술대(UNIST) 산학협력단은 서생면 일원에 ‘해양 패밀리 파크’ 조성을 제안했다. 또 간절곶 일대엔 신재생에너지를 테마로 한 에코랜드와 해돋이박물관, 미니어처 파크 조성을 제시했다. 이에 21개 마을 이장들로 구성된 서생면주민협의회 측은 “그동안 지원금은 진하·신암리 등 해안에 집중되면서 내륙인 영암·연산리 지역은 홀대받았다”며 용역안을 반대했다.
5·6호기 건설과 3·4호기 출력 증가 등에 따라 한수원이 주민에게 직접 주는 인센티브도 논란이 되고 있다. 한수원은 5·6호기 사업 부지 내에 있는 신리마을에 1000억원의 인센티브를 제공해 유리온실을 짓고 오토캠핑장·테마파크 등을 조성하기로 했다. 이에 협의회는 “인센티브는 마을 주민이 고통을 감내하는 것에 대한 보상인데, 한수원 부지 내에서 사업을 하겠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여기에다 10~20년 전 서생면으로 이주해 정착한 상인 등 서생지역 주민 100여명은 최근 울산지방법원에 ‘서생면주민협의회 설립 무효’ 소송을 제기하는 등 기존 서생면 마을 주민들과 외지 출신으로 서생면에 정착한 주민 사이에도 지원금 배분을 둘러싸고 다툼이 일고 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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