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출마 힐러리는 침묵 모드
TPP 놓고 민주당 분열 조짐
[ 워싱턴=장진모 기자 ] 미국 민주당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놓고 내홍을 겪고 있다. 민주·공화 양당의 지도부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일본 등 11개국과 TPP 협상을 서둘러 타결할 수 있도록 ‘무역협상촉진권한(TPA·일명 신속협상권)’을 부여하는 법안을 합의해 전체 표결을 앞둔 상황에서 집권 민주당 내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민주당의 대선 잠룡인 마틴 오말리 전 메릴랜드 주지사(오른쪽)는 21일(현지시간) “나는 자유무역에는 찬성하지만 좋은 무역협정에 찬성하는 것이며 TPP와 같은 나쁜 협정에는 반대한다”고 밝혔다. ‘TPP로 미국 내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고 반대하는 노조와 환경단체, 그리고 이들의 정치적 후원을 받고 있는 당내 진보 세력을 의식한 발언이다.
당내 진보진영 좌장격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매사추세츠·왼쪽)은 “TPP를 통해 이익을 보는 사람은 소비자도 아니고 중소기업, 납세자도 아닌 바로 초대형 다국적 기업”이라며 “TPP는 나쁜 협상”이라고 비판했다.
국무장관 재직 때 TPP 협상을 지원하고 지지했던 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은 대선 출마 선언 후 ‘침묵’ 모드로 바뀌었다. 유세 현장에서 ‘TPP에 대해 우려하고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는 “어떤 무역협정도 일자리를 만들고 임금을 올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지도 아니고 반대도 아닌 어정쩡한 태도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클린턴 전 장관은 TPP가 본인의 이슈가 아니라 오바마의 이슈로 매듭지어지길 바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의회 양당 지도부는 22일부터 하원과 상원 상임위원회 청문회 등을 거쳐 TPA 법안을 최종 확정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미 의회 상·하원 합동연설을 하는 오는 29일 전까지 전체회의를 통과시킨다는 계획이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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