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유정 기자 ] 한진그룹은 2013년 8월 핵심 계열사인 대한항공을 분할해 지주사 체제로 전환을 결정한 이후 △지주회사의 상장 자회사 지분 20% 이상 보유 △자회사의 손자회사 지분 20% 이상 보유 등 전환요건을 단계적으로 충족시켜 왔다. 지난해 12월에는 (주)한진이 보유하고 있던 한진칼 지분 5.33%를 매각해 ‘한진칼→정석기업→한진→한진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를 끊어냈다.
유예기간을 두 달가량 앞두고 쟁점이 된 것은 (주)한진의 자회사 지분 처리와 조양호 회장을 비롯한 오너가의 그룹 지배력 확대 문제였다. 이 두 가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방법으로 한진칼-정석기업 투자부문 합병 카드를 꺼내든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손자회사로 돼 있는 (주)한진은 부산글로벌물류센터, 한진인천복합운영, 에어코리아 등 물류·항만 사업장 22곳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지주회사법에 따라 증손회사 지분율을 100%로 끌어올리거나 매각해야 하지만 공동출자형태로 얽혀 있어 처리가 쉽지 않은 구조다. 하지만 이번 합병으로 (주)한진이 자회사로 한 단계 올라가며 지분 처리 부담을 덜게 됐다.
조 회장의 그룹 지배력도 커질 것이란 예상이 많다. 조 회장은 현재 한진칼 지분 15.6%, 정석기업 지분 27.2%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한진칼의 순자산가액이 정석기업의 3배가량인 점을 감안하면 통합 한진칼에 대한 조 회장 지분율은 20% 정도로 늘어날 전망이다. 조 회장의 장남인 조원태 대한항공 부사장과 일우재단 등 특수관계인 지분을 합하면 30%까지 늘어난다.
(주)한진이 보유한 대한항공 지분 7.95% 처분은 남은 과제다. 공정거래법상 지주사 체제 내에서 자회사가 다른 자회사 지분을 소유할 수 없도록 돼 있다. 한진그룹은 해당 지분을 오는 7월 안에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처분키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한진그룹 지배구조 개편안이 확정되면서 조원태 부사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민 대한항공·진에어 전무 등 오너 3세 승계 구도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조원태 부사장은 한진칼 지분 2.48%를 보유해 조 회장(15.49%)에 이은 2대 주주다. 조현아 전 부사장과 조현민 전무도 한진칼 지분 2.48%와 2.47%를 보유하고 있어 3남매 지분율은 거의 비슷하다.
조원태 부사장은 지난해 3월부터 한진칼 대표이사도 겸하고 있다. 지난달 열린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의장 자격으로 주주총회를 처음 진행하기도 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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