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건강' 진단·처방까지…'닥터 시스템' 활용 中企 영업이익 쑥

입력 2015-04-24 07:01  

Cover Story - 중소기업진흥공단

중소기업진흥공단의 기업진단 서비스



[ 이현동 기자 ]
경기 포천에 있는 영진산업은 수성접착제와 계면활성제 등을 만드는 중소기업이다. 이 회사가 위기를 맞은 것은 2013년께다. 새 공장을 지어 입주했는데 불량률이 증가하는 등 품진관리가 제대로 안 됐다. 주요 고객사인 섬유업체와 건축 관련 업체들의 영업이 잘 안 돼 여기에 납품하는 물량도 감소하는 ‘이중고’를 겪었다. 이러다 보니 수익성이 떨어지고 생산성도 떨어졌다.

이미자 영진산업 대표가 중소기업진흥공단 경기북부지부에 도움을 청한 것은 작년 7월이다. 중진공은 영진산업에 대한 기업 진단에 들어갔다. 먼저 수익성이 악화된 원인을 분석했다. 생산성이 어떤 수준인지 파악했다. 수출 영업을 어떻게 확대할 수 있는지 진단했다.

몇 달에 걸친 분석 끝에 몇 가지 문제점이 나왔다. 이 회사는 매출채권을 회수하기까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다. 팔아도 남는 게 없는 제품도 있었다. 품목은 많은데 물량이 적으니 규모의 경제도 안 됐다. 수출을 하면서도 전담부서가 없었다. 중진공의 개발기술사업화자금 5억원이 투입됐다.

중진공은 우선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에 맞는 전략부터 세웠다. 인력관리 프로그램도 다시 만들었다. 핵심 인력에 대해서는 성과보상공제에 가입시켰다. 생산성 향상과 원가 절감을 주제로 한 직원 교육을 했다. 해외시장에 대한 정보도 제공했다.

이 과정을 통해 영진산업의 작년 매출은 전년 대비 10%가량 증가한 100억원을 넘었다. 올해는 120억원을 목표로 잡았다. 이 대표는 “기업진단을 통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고 회사의 근본적인 체질도 개선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닥터 시스템’ 활용 기업 이익 크게 늘어

영진산업이 받은 기업진단은 사람이 건강진단을 받는 것과 비슷하다. 건강진단을 받을 때 다양한 검사를 통해 종합적인 진단을 내리듯 건강진단은 기업이 갖고 있는 문제점을 파악한 뒤 근본적인 처방을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기업진단사업은 중진공의 기술·경영 전문가가 기업을 방문해 상태를 진단한 뒤 이에 맞는 처방전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치료에 도움이 되는 각종 정책을 연계 지원하고 사후에도 코칭을 한다. 이는 ‘신청-평가-지원’ 방식으로 진행된 기존 정부 지원 방식에서 발전된 형태다. 이를 통해 중소기업의 안정적인 성장을 돕는다.

기업진단 서비스는 중진공이 2006년부터 해온 중소기업 진단·지원 노하우를 집적해 개발했다. 특허 등록한 ‘닥터 시스템(Dr.System)’을 통해 이뤄진다. 진단(diagnosis)과 평가(rating)가 동시에 진행된다.

중진공의 닥터 시스템을 통해 기업진단이 이뤄진 게 지난해에만 4123건에 이른다. 중진공의 정책자금 1조4254억원이 집행됐다. 3810건의 연계지원도 이어졌다.

중진공의 정책자금을 받은 기업 중 기업진단이 이뤄지지 않은 곳과 이뤄진 곳은 경영 실적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2013년 기업진단을 받은 곳의 전년 대비 영업이익 증가율은 19.3%였다. 이에 비해 기업진단을 받지 않은 곳의 증가율은 8.7%에 그쳤다.

진단을 받은 중소기업들의 만족도도 높아지고 있다. 산업연구원의 성과분석에 따르면 2013년 진단 기업의 종합만족도는 100점 만점에 평균 88.9점을 기록했다. 2008년 84.2점을 시작으로 2009년 84.8점, 2010년 86.3점, 2011년 86.3점, 2012년 87.5점 등으로 매년 점수가 꾸준히 오르고 있다. 종합만족도는 사업의 진행절차, 진단 인력의 전문성, 연계 지원의 적합성, 진단 결과의 유용성 등 부문별 만족도를 합친 것이다.

기술가치 평가 지원 확대

올해 중진공은 진단을 기반으로 한 기술가치평가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기술력은 높지만 자금 부족 등 유동성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했다. 이들의 지식재산권을 활용한 정책금융 지원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올해 목표는 200억원으로 잡았다. 작년에는 이 금액이 162억원이었다.

기술가치평가 기법도 다양화한다. 보다 정밀한 평가를 하기 위해서다. 현재는 현금흐름할인법(DCF)만 활용하고 있다. 이는 지식재산권의 미래창출 현금흐름을 적정한 할인율로 할인해 현재가치로 산정하는 방식이다. 올해는 ‘로열티 공제법’을 추가로 운영한다. 로열티 지급액을 자체 공식으로 추정해 이를 痔怜∞》?환산하는 것이다.

재도약 업체를 대상으로 한 기업진단도 강화한다. 올해 목표는 200건으로 지난해 75건 대비 2배 이상 많다. 올해 신설된 구조개선전용자금(300억원)의 기업진단기반자금 110억원을 이용해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임채운 중진공 이사장은 “기업진단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진단 전문가의 역량 강화에도 힘쓸 것”이라며 “이를 통해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기업진단을 받고자 하는 중소기업은 중진공 홈페이지(www.sbc.or.kr)를 통해 언제든지 신청할 수 있다.

이현동 기자 gra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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