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성 맞춰 발전·집적 효과 기대
울산, 에너지산업 공기업 이전
침체된 지역 경제의 부흥 꿈 꿔부산혁신도시 센텀지구 전경
[ 임원기 기자 ]
당초 부산과 울산이 혁신도시 거점으로 선정됐을 때만 해도 의아해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미 한국을 대표하는 항구도시, 공업도시로 명성을 누리고 발전해 온 두 도시에 왜 다시 혁신도시라는 혜택을 주는가에 대한 의문이었다. 하지만 사실 최근 몇 년간 부산과 울산 두 도시의 상황은 썩 좋지 못했다. 부산은 인근 지역 및 수도권으로 인구가 빠져나가면서, 울산은 주요 기업들의 실적 부진으로 도시 성장이 정체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두 광역시에 들어선 혁신도시는 이 지역 경제와 주민들 생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부산 문현동에 자리 잡은 63층짜리 빌딩 부산국제금융센터(BIFC)는 ‘금융 허브’를 꿈꾸는 부산의 상징이 되고 있다. BIFC를 중심으로 10만2000여㎡ 부지에 조성된 ‘부산혁신도시 문현지구’에는 대한주택보증, 한국거래소, 한국예탁결제원, 한국자산관리공사, 한국주택금융공사, 해양종합금융센터, 한국선박금융, KSF선박금융 등이 입주해 있다. 한국해양보증보험은 현재 사무실 공사 중이고 캠코선박운용은 상반기 중 이곳으로 옮겨올 예정이다. 여기에 기술보증기금, 부산은행 본점, 한국은행 부산본부 등 16개 금융기관들이 문현지구에 포진했다. 해양·선박·해운을 비롯 주택·자산·건설, 증권·파생금융 등 각 분야의 공공기관이 총집결한 셈이다.
부산혁신도시는 △해양·수산(동삼) △금융(문현) △영화·영상(센텀) △주거(대연) 등 특성에 맞게 네 개의 구역으로 나뉘어 있다. 영화산업의 메카를 지향하고 있는 센텀시티에 조성된 혁신도시에는 이미 영화 관련 공공기관들과 기업, 협력업체, 영화인 등이 몰려들면서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센텀시티에는 영화의 전당과 영화 후반 작업시설 등 영화 영상 시설 외에도 정보통신기술과 게임업체, 콘텐츠업체들 1000여곳이 밀집했다. 영화 관련 공공기관과 애니메이션 및 영화 제작업체 200여곳도 한 곳에 모여 있다.
동삼지구의 혁신도시는 국립해양조사원과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등이 모여 해양·수산산업의 중심지로 도약할 것을 꿈꾸고 있다. 기존 한국해양대 등 교육기관과 학·연 협력을 확대, 해양수산 분야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는 해양판 실리콘밸리를 지향하고 있다.
에너지산업 분야 공기업과 노동·복지 분야 공기업이 주축을 이룬 울산혁신도시는 기존 중구 상권과 맞닿아 있어 산업적인 측면에서 뿐 아니라 침체되고 있는 지역 경제를 살리는 데도 일조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울산 우정혁신도시는 혁신 지구 북측의 자연녹지지역인 함월산을 배후로 동·서 방향 중심도로변 7㎞에 걸쳐 중구와 마주보고 있다. 이태성 울산시 경제부시장은 “동서발전, 석유공사 등 에너지산업 기업과 근로복지공단, 산업안전보건공단 등 노동복지 분야 공기업들이 울산의 기존 도시 기능과 잘 어울려 울산지역의 산업 원동력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수립 중인 산·학·연 클러스터 계획을 통해 혁신도시와 기존 도시를 잘 융합해 나가면 제2의 도약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경제 측면에서도 울산혁신도시는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현재 착공한 노동부종합상담센터 신사옥은 지역 건설사 도급 비율이 100%에 달하고 한국석유공사는 공동 도급 비율이 41%를 차지한다. 내년 나머지 이전 공공기관이 신사옥을 속속 착공할 경우 지역 건설사뿐 아니라 자재 등 건설 분야 연관 산업에도 긍정적인 영항을 미칠 것이라는 게 울산시의 기대다.
이전 기관 가운데 교육기관인 산업안전보건공단은 연간 수만명의 교육생을 집결시킨다는 점에서, 석유공사 동서발전 등은 직원 이주가 활발하다는 점에서 숙박 교통 식음 등 분야의 지역 경제에 기여할 것이라고 울산시는 전망하고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공공기관 이전에 따른 경제적 파급 효과는 총생산액 연간 9120억원, 부가가치 효과 4202억원, 고용 효과 연 4927명에 달한다”고 말했다.
부산·울산=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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