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폴라니(1886~1964)는 헝가리 출신의 경제학자다. 1990년대 공산주의, 사회주의 등이 몰락하자 좌파들이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주목한 학자다. 특히 토마 피케티의 불평등론으로 재미를 본 국내 좌파인사들이 경제민주화운동의 이론적 근거로 다시 띄우려는 사람이 바로 폴라니다. 폴라니는 시장이 알아서 수요와 공급을 조정한다는 자기조정 시장경제라는 관념이 ‘유토피아요 망상’이라고까지 주장하며 ‘인간, 자연, 토지’의 상품화에 근본 원인이 있다고 지적했다. 대신 ‘협동적 경제’라는 개념으로 “노동 소비 생산 등 영역에서 대표자를 뽑아 그들이 조화롭게 협력하면서 여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사회주의적 대안을 제시한 사람이다.
서울시는 “먼저 인구 1000만명의 거대도시에서 사회적 경제를 뿌리내리고 … 세계적인 모델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한다”고 밝히고 있다. 폴라니연구소 자체를 문제삼을 생각은 없다. 그러나 서울시가 시민의 의지와 상관없이 이 연구소를 지원한다는 점은 지적해야 한다. 폴라니연구소는 캐나다와 프랑스 두 곳밖에 없다. 캐나다 연구소는 폴라니의 딸 카리 폴라니 레빗 교수가 이사장이다. 레빗 교수는 모든 국민에게 일정 금액을 주자는 ‘기본소득’ 운동의 지지자다. 서울시가 폴라니연구소를 지원한다면 하이에크연구소도 유치하고 지원해야 한다. 박 시장의 이념 정체성이 드러났다고 할 것인가. 서울을 사회주의 센터로 만들겠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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