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 인수하면 사실상 금호 그룹 해체...아시아나 자산 1조 이상 매각
미확정 채무로 인수가 하락할 듯 ...호반, 8천억(프리미엄 100%)도 부담
박삼구 우선협상권 행사, 백기사 '오리무중'…신세계도 M&A 변수 거론
이 기사는 04월26일(07:56)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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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산업 인수전이 호반건설과 금호아시아나그룹간 ‘2파전’ 구도로 압축됐다. 예상과 달리 매각 열기가 뜨겁지는 않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박삼구 금호그룹 회장이 그룹 경영권을 되찾을 수 있다는 기대감도 생기고 있다.
2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금호산업 예비입찰에 참여한 5곳의 인수 후보 중 오는 28일본입찰에 참여하겠다고 밝힌 곳은 호반건설 뿐이다. 사모펀드 중에서는 MBK파트너스가 대기업과 짝짓기를 모색하고 있지만, 성사 가능성은 불확실하다는 분석이다. 매각측 관계자는 “IMM PE, 자베즈파트너스, IBK투자증권 컨소시엄 등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의 인수 의지는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호반건설만 본입찰 참여…금호그룹 사실상 해체
채권단과 매각 주관사(산업은행)는 호반건설만 입찰하더라도 매각 절차를 진행한다는 입장을 세웠다. 본입찰에서 제안한 매각 가격과 조건을 채권단 회의에서 따져 본 후 매각 여부를 결정하는 구조다. 이에 따라 호반이 제안할 인수 가격이 매각 여부를 좌우할 1차 관문이다.
호반은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 등 2개 핵심 회사를 제외한 비핵심 계열사들을 매각, 사실상 금호 그룹을 해체한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금호터미널, 금호사옥, 금호리조트, 금호고속 등 자회사를 1조원 이상에 매각한 후 추가 증자를 추진, 현재 700% 이상인 아시아나항공 부채비율을 400%대로 끌어내린다는 구상이다. 이렇게 되면 기업 신용도가 올라가고 외부로 빠져나가는 금융비용이 줄어 들어 재무구조가 견실한 항공사로 도약할 수 있다.
다만 실사 후 호반측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으로 인한 우발 부채와 인수후통합(PMI) 어려움 등으로 M&A 시너지 효과가 기대만큼 크지 않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매각 가격은 당초 예상(1조원)보다 상당 수준 낮아질 전망이다. 호반측은 현재 주가(2만원 안팎) 대비 100%의 경영권 프리미엄(8000억원)도 과도한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기업 실사 결과를 바탕으로 적절한 가격과 조건으로 입찰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삼구 우선매수권 무조건 행사…백기사 필요할 듯
박 회장은 호반과 똑같은 조건에 금호산업 지분 50%를 인수할 수 있는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耳권下遮六瓚微?선정되면 일주일 이내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게 되며, 박 회장측은 이로부터 한달 이내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를 결정한다. 이후 2주일 이내 주식매매계약서(SPA)를 체결하고 3개월 이내 거래 대금을 완납하는 일정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우선매수청구권은 박삼구 회장이 개인 자격으로 행사할 수 있다”며 “채권단이 경영권을 갖고 있는 금호산업, 금호타이어는 자금 동원에 활용해서는 안된다”고 못을 박았다.
업계에서는 박 회장측이 직접 동원할 수 있는 자산이 금호산업(10.7%)과 금호타이어(5.22%) 지분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금호타이어 지분은 채권단이 지원했던 신규 자금을 회수할 때까지 담보로 묶여있다. 금호산업 지분 가치는 기사로 1000억원 안팎이다. 이에 따라 박 회장을 재무적으로 지원할 ‘백기사’가 필요하지만, 아직까지 외부에 공개되지 않고 있다. 박 회장측은 사모펀드(PEF) 등 재무적 투자자(FI)들을 활용한 인수 전략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적으로 연관을 맺고 있는 신세계그룹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NH투자증권이 박 회장의 인수 전략 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호반은 자금동원력에 강점이 있는 반면 박 회장은 우선매수권이 있고 인수 의지가 강력해 우열을 가늠하기 어렵다”며 “다음주 본입찰이 마무리되면 박삼구 회장측 움직임도 수면 위로 공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좌동욱/하수정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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