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장관이 아이디어 내
구인업체 "선입견 없어져 큰 도움"
[ 양병훈 기자 ]
포항교도소에서 출소를 앞둔 수형자들이 지난 24일 푸른색 수의를 벗고 양복에 넥타이를 맸다. 출소 뒤 일자리를 위해 미리 구인업체와 면접을 보는 ‘구인·구직 만남의 날’ 행사에서다. 법무부의 연례행사로 올해는 황교안 법무부 장관(사진)이 아이디어를 내 처음으로 수형자가 사복을 입도록 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황 장관이 평소 ‘세심한 노력이 큰 결실을 맺는다’는 얘기를 직원들에게 했다”며 “작은 배려가 수형자에게 성공적 사회 복귀라는 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생각으로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올해 교도소 네 곳에서 사복 면접을 시범 실시한 뒤 점차 전국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특히 포항교도소는 일반 사복을 입힌다는 행사 취지에서 한발 더 나아가 자체적으로 양복까지 마련했다. 오랜만에 양복을 입은 수형자들은 ‘새 출발을 잘해 보겠다’는 각오로 진중한 모습이었다. 이들은 “자신감이 생겨 면접에 더 당당히 임했고 대화도 한결 부드러워졌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수형자 A씨는 “교도소를 몇 번 드나들었는데 이곳에서 사복을 입을 수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며 “단지 옷을 바꿔 입은 게 아니라 면접에 임하는 마음가짐이나 태도가 사뭇 달라졌다. 다시는 교도소에 오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수형자 B씨는 “한 사람의 사회인으로서 미래를 만들어간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며 “면접을 보는 중간에도 면접자와 동등한 사회인이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구직업체의 반응도 긍정적이었다. 김진호 태광공업 인사부장은 “사복을 입으니 수형자들이 보다 자신감 있게 면접에 임하는 등 분위기가 활기차게 변했다”고 말했다. 이경섭 포스코휴먼스 경영지원실장은 “지난해까지는 수형자복이 주는 위화감 때문에 쉽게 다가가기 어려웠는데 올해는 거리감이 많이 좁혀진 느낌”이라고 했다. 서은주 사회복지법인 해솔 대표는 “수형자복을 입은 모습을 보면 선입견을 갖기 쉬운데 올해는 첫인상이 좋아져 깊이 있는 면접을 했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지난달 심리치료, 대인관계, 인문학, 아버지 역할 등 적극적인 사회복귀 교육을 하는 ‘사람을 바꾸는 교정’ 프로그램도 시행했다. 앞서 1년여 동안 전국 6개 교도소에서 이 프로그램을 시범 실시한 결과 참여자 만족도가 71%에 달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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