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출신의 산악인 조지 포울샴은 AFP와의 인터뷰에서 "50층 건물 높이의 눈더미가 나를 향해 몰려왔다"며 자신이 살아남은 것은 기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숨을 쉴 수가 없어 죽는구나 생각했다"며 "마침내 일어섰을 때 눈더미가 나를 지나갔고, 거의 다치지 않았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신혼여행으로 에베레스트 등정에 오른 영국인 부부 알렉스 채패테와 샘 슈나이더는 블로그를 통해 "비틀거리면서 텐트 밖으로 나갔는데 눈더미가 우리를 향해 내려오는 것을 봤다"며 "강풍에 쓰러졌지만 일어날 수 있었고, 텐트들 뒤에 있는 피난처로 뛰어가 얼음도끼로 우리 몸을 고정했다"고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BBC는 네팔 히말라야를 찾은 산악인들이 강진 이후 계속된 여진에 불안과 공포의 시간을 보냈다고 전했다.
미국 심장병전문의 엘렌 갈란트는 끔 "9명의 부상자 중 25세의 네팔인 셰르파 한 명이 숨졌다"며 "혈압이 떨어졌는데 할 수 있는 게 없었다"고 힘들어했다.
그녀는 "이제 눈사태가 진정됐지만, 매우 힘들다. 그 젊은 친구는 죽으면 안 됐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네팔인 요리사 칸차만 타망은 "지난해 16명의 셰르파가 목숨을 잃은 눈사태 이후 가족들에게 베이스캠프는 안전하다고 안심시키고 일을 하고 있지만 내년에는 다시 오지 않을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루트는 파괴됐다"며 "이 산은 너무 큰 고통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네팔 히말라야에서는 작년 10월에도 폭설과 눈사태 때문에 세계 각국의 산악인 수십 명이 길을 잃거나 눈 속에 묻혀 숨지는 참사가 발생했다. 25일 발생한 지진 이후에도 추가 눈사태와 같은 위험도 도사리고 있어 현재 등반을 염두에 두는 것 자체가 어렵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편 AP는 에베레스트에서 구조된 사람 중 한국인이 1명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눈사태가 난 에베레스트 인근 베이스캠프에서 구조된 이 한국인은 부상당해 다른 14명과 함께 항공편으로 카트만두 소재 병원으로 옮겨졌다.
앞서 외교부는 이번 네팔 대지진으로 한국인 부상자 3명이 발생했다고 밝힌 바 있어 구조된 산악인이 한국인인지 여부는 확인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함께 병원으로 이송된 14명 중 12명은 네팔인 셰르파들이며, 나머지 2명은 각각 중국인과 일본인으로 알려졌다. 네팔 당국은 이들의 상태에 대해서 자세한 설명을 거부했으나, 대체로 골절 등 치료가 가능한 부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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