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방송 가입 않고도 안방서 TV로 본다

입력 2015-04-27 22:04  

CJ헬로비전, TV에 꽂는 단말기 '티빙 스틱' 출시…"1인가구 겨냥"

月 2900원에 티빙 가입하면 140개 채널·10만편 VOD 이용
구글 크롬캐스트와 경쟁



[ 이호기 기자 ]
CJ헬로비전이 스마트폰이나 PC로 보던 인터넷방송을 안방의 TV로 쉽게 볼 수 있는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OTT) 서비스에 나섰다. 1인가구와 세컨드TV 증가로 커지고 있는 주문형 비디오(VOD)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이다.

CJ헬로비전은 27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티빙 스틱’ 서비스를 정식으로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무선 인터넷(와이파이)이 가능한 곳에서 TV에 티빙 스틱을 꽂으면 모바일·인터넷 방송인 ‘티빙’을 볼 수 있는 서비스다. 케이블TV나 인터넷TV(IPTV) 등 유료 방송에 따로 가입하지 않고도 영화나 드라마 등 VOD와 방송 채널을 TV로 볼 수 있도록 했다.

김진석 CJ헬로비전 대표(사진)는 “세계 TV방송 시장의 패러다임이 OTT 중심으로 급속하게 변화하고 있다”며 “이번 티빙 스틱 정식 출시를 계기로 티빙이 모牡舊렝?TV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1인가구·세컨드TV 겨냥

티빙 스틱은 세컨드TV와 1인가구를 겨냥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집에 있는 TV에 티빙 스틱을 꽂으면 휴대폰으로 보던 티빙의 140여개 방송 채널과 10만여편의 VOD를 볼 수 있어서다. 티빙 가입자는 5만9900원(부가세 포함)인 티빙 스틱만 구입하면 된다. 월 2900원인 티빙에 가입하면 월 1만원을 웃도는 케이블방송에 따로 가입하지 않아도 된다. 셋톱박스나 약정도 필요없다. 1인가구 등에서 수요가 클 것이라는 게 회사 측 분석이다. 게다가 일반 가정에도 TV가 두 대인 경우가 적지 않아 티빙 스틱이 세컨드TV 역할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대표는 “스포츠를 가족과 함께 보는 비율이 20%에 못 미치고 영화는 8%에 불과한 실정”이라며 “개인화된 시청 행태와 1인가구 급증으로 티빙 스틱의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티빙은 CJ헬로비전이 2010년 처음 내놓은 OTT 서비스다. 국내에도 아프리카TV 판도라TV 등 여러 OTT 업체가 존재하지만 대체로 인터넷에 국한된다는 한계가 있다. CJ헬로비전은 이에 따라 지난해 8월 TV로 티빙을 볼 수 있는 티빙 스틱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날 출시한 티빙 스틱 정식 버전에서는 리모컨과 블루투스 스피커 시스템까지 적용했다.

◆“토종 OTT 자존심 지킬 것”

CJ헬로비전은 구글 크롬캐스트, 넷플릭스 등 글로벌 경쟁자와 맞서 토종 OTT로서의 자존심을 지키겠다는 각오다. 김 대표는 “세계 방송시장을 선도하는 미국에서는 OTT가 기존 유료 방송을 넘어설 정도로 성장하고 있다”며 “기술력과 노하우를 축적해 경쟁력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CJ헬로비전은 한국경제TV 등 국내 유수의 콘텐츠 공급자(PP)와도 지속적인 협력 체제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한경TV 스틱’ 등 유료 방송채널에 특화된 티빙 스틱을 제작하는 것도 가능하다”며 “국내 케이블방송 채널들과 손잡고 글로벌 시장에도 적극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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