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방형 통유리 점포에 입점
직접 만든 아이디어 상품으로
지역 떠난 젊은이들 불러들여
[ 강창동 기자 ]
한국에서 불고 있는 청년상인 바람은 이웃 일본에서 한 발 먼저 시작됐다. 일본 나라시의 유메큐브 프로젝트가 대표적 사례다.
꿈을 뜻하는 일본어 ‘유메(夢)’와 상자(점포)라는 의미의 ‘큐브’를 결합한 이름이다. 긴테쓰 역 인근의 작은 길을 따라 조성된 유메큐브는 33㎡(약 10평)짜리 가게들이 오밀조밀 모여있는 골목이다.
유메큐브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질 정도로 활기를 띠고 있다. 1977년 나라 시청의 이전이 유메큐브 조성의 계기가 됐다. 유동인구가 줄어들자 모치이도노 전통시장 상인조합원들이 빠찡꼬 부지를 매입해 2007년 4월에 만들기 시작했다.
통유리로 된 큐브 모양의 9개 상점에 청년상인들을 입주시켜 이들에게 장사할 기회를 주고, 이를 계기로 젊은 고객을 끌어들이려는 취지였다. 유메큐브 입점자는 최장 3년간 장사할 수 있고, 33㎡ 안팎의 점포를 운영하며 점포당 월 3만~4만엔 정도의 임대료를 지급하고 있다.
유메큐브는 가난한 청년들의 창업 事?실현시키고 키워나갈 수 있는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고 있다. 3년이라는 계약기간에 청년들은 나라시 한복판에서 저렴한 창업비로 자신의 사업 아이템에 대한 시장성을 시험해볼 수 있고 자생력도 키울 수 있다.
유메큐브에 들어가는 업종은 평범한 것이 하나도 없다. 손으로 직접 만드는 수제 아이디어 상품이 주류를 이룬다. 점포마다 주인 한 명이 직원 없이 혼자서 상품을 만들어 판매한다. 수제 지갑과 장갑, 액세서리를 파는 가게가 있는가 하면 케이크나 디저트 빵을 가게에서 직접 만들어 파는 독특한 제과점도 있다.
가게 전면을 통유리로 만들어 고객이 한눈에 가게 안을 볼 수 있도록 설계된 점도 독창적이다. 지나는 사람들이 가게 내부로 들어가 보고 싶은 호기심을 자극하기 위한 것이다. 유메큐브 맞은편에는 유메큐브를 모방해 민간이 운영하는 ‘유메나가야(夢長屋)’라는 상점가가 생겨날 정도로 유메큐브는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유메큐브의 성공으로 전통시장의 이미지가 바뀌었을 뿐만 아니라 나라역 주변의 상점가를 떠났던 젊은이들이 되돌아왔다는 게 견학한 청년상인들의 전언이다. 최근 이곳을 다녀온 홍성현 수원 팔달문 시장 청년상인은 “예쁘게 꾸민 가게들이 오밀조밀 모여있어 들어가 보고 싶은 생각이 절로 들었다”며 “서울 삼청동 이면골목의 아기자기한 상점가를 보는 듯한 착각이 들 만큼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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