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융합학술대회·국제기후포럼…지자체, 토종 국제회의 육성

입력 2015-04-28 07:01  

"지역경제 미치는 영향 크다"
정부도 예산 투입해 '뒷받침'



[ 이선우 기자 ]
대구시는 지난 17일 폐막한 제7차 세계물포럼의 후속 행사로 오는 10월 국제 물융합학술대회를 준비 중이다. 세계 170개국 5만여명이 다녀간 대형 국제행사의 효과를 지역 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 산업의 자산으로 이어나가기 위해서다.

2012년 녹색기후기금(GCF) 본부를 유치하며 녹색 금융도시 이미지를 만들고 있는 인천시는 오는 10월 말 송도컨벤시아에서 10개국 250명이 참가하는 국제 기후금융포럼을 연다. 유엔 산하기구인 GCF가 연간 인천 지역에서 여는 크고 작은 국제행사도 많지만 인천이 주도하는 토종 국제회의를 만들어보자는 취지에서 올해 포럼을 열기로 했다.

지금까지 대형 국제 MICE 행사 유치에 주력해온 지방자치단체들이 지역 MICE 산업을 대표할 국제회의(convention)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인천시처럼 지역 전략산업과 사회·문화적 자원을 이용하거나 대구시처럼 지역에서 열린 대형 국제행사의 효과를 통해 자체 행사를 키워보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는 것.

인천컨벤션뷰로의 한 관계자는 “지역의 전략산업과 연관된 국제회의는 규모는 작지만 지역경제에 미치는 직·간접적인 효과는 웬만한 대형 국제행사 못지않은 경우가 많다”며 “앞으로 물류 등 인천의 8대 전략산업을 중심으로 새로운 토종 국제회의를 적극 발굴해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각 지자체가 지역 특성을 반영한 대표 국제회의 육성에 나서고 있는 것은 일회성 행사 유치만으로는 지역 MICE 산업은 물론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황혜진 이화여대 교수는 “대형 국제행사 유치는 도시 브랜드와 지역 MICE 산업의 수준을 단번에 끌어올릴 수 있는 장점이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일회성인 데다 치열한 유치 경쟁으로 인해 행사 유치에 적지 않은 인력과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막상 행사를 유치하더라도 실질적인 성과가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다”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지역을 대표하는 토종 MICE 행사를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황 교수는 이어 “지역이 각자 장점을 활용해 고유의 MICE 콘텐츠를 만들어가려는 노력은 산업의 질적 성장을 위해 고무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정부도 2012년부터 올해까지 20여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지자체의 토종 국제회의 육성에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 3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지역특화 컨벤션에는 경기, 광주, 대구, 대전, 부산, 인천 등 6개 지역에서 열리는 15개 토종 국제회의가 선정됐다. 특히 올해는 지원사업의 효율성을 높이고 지원 대상을 늘리기 위해 인큐베이팅·육성·안정 등 3단계 등급제를 도입해 행사 규모와 성과 외에 발전 가능성과 기대 효과 등 정성적인 부분까지 심사기준에 포함했다.

김성태 대구컨벤션관광뷰로 사무국장은 “지역에서 개최하는 국제회의가 국제화·대형화해 지역 MICE 산업의 성공 사례로 안착할 경우 당초 기대했던 지역경제 활성화 외에 대형 국제행사 개최지로서 도시의 매력도를 높이는 효과도 누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선우 기자 seonwoo_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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