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면 인사혁신처장
[ 박상용 기자 ] 이근면 인사혁신처장은 “공무원의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선 잦은 순환보직 관행을 근절해야 한다”며 “보직을 자주 이동하는 공무원에게는 인사상 불이익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처장은 28일 한경 밀레니엄포럼 기조강연을 통해 “공무원 사회에는 제너럴리스트는 많지만 스페셜리스트는 거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잦은 부서 이동으로 인해 공무원이 해당 분야의 전문성을 쌓기 어렵다는 뜻이다.
그는 “정부의 인사 업무를 담당하는 인사혁신처에도 인사 전문가가 많지 않다”며 “국장, 과장이 1년 만에 바뀌는 시스템이 정책의 일관성을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2012년 기준으로 한 부서에 2년 미만 재직한 공무원은 전체의 77.2%, 1년 미만 재직 비율은 25.8%다.
이 처장은 대안으로 외부 민간 전문가 영입을 꼽았다. 그는 “민간에는 다양한 전문가가 많다”며 “앞으로 공무원 사회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여러 부작용이 초래되더라도 민·관의 쌍방향 교류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문성이 있는 공무원은 적극 활용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관피아(관료+마피아)도 다른 각도에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 처장은 지나친 규제가 공무원 경쟁력 확보를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규제를 ‘유리컵 안의 벼룩’에 비유한 그는 “벼룩은 보통 60㎝ 높이로 뛸 수 있는데, 높이 30㎝짜리 컵에 갇힌 벼룩은 컵을 치우더라도 28㎝ 정도만 뛸 수 있다”며 “1971년 체계의 국가공무원법, 1980년에 제정된 공무원윤리헌장, 1973년 이후 큰 변화 없는 공무원교육훈련법 등 시대에 맞지 않는 규제가 공무원의 유리컵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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