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제약·바이오주, 애널들에게 물어보니 "거품 아니다…단기급등한 게 죄라면 죄"

입력 2015-04-28 21:15  

'가짜 백수오'가 차익실현 빌미
111개 바이오·제약주 중 올해 104개 종목이 올라
17개 종목은 2배 이상 급등

줄기세포 시대와 다르다
R&D 성과 나오고 수출 늘어…SK케미칼·녹십자·한미약품 눈길
해외 파트너·계약규모 따져봐야



[ 김동욱 / 민지혜 / 심은지 기자 ] 올 증시를 이끈 바이오·헬스케어주가 갈림길에 섰다. 내츄럴엔도텍이 ‘가짜 백수오’ 논란에 휘말린 뒤 바이오 관련주는 일제히 조정을 받고 있다. 설상가상 뉴욕증시에서도 바이오주가 급락하면서 ‘거품 붕괴’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바이오주 향방에 시장의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주요 증권사 바이오 담당 애널리스트들은 “거품 논란은 시기상조”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내우외환, 불안 커진 바이오

최근 국내외 증시에서 바이오주가 잇따라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4월 중순까지 파죽지세로 상승했던 것과는 대조적인 분위기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8?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111개 바이오·제약 관련주 중 올 들어 104개 종목의 주가가 상승했다. 이 가운데 98개 종목은 10% 이상의 상승률을 보였다. 두 배 이상 오른 종목만 17개에 달했다.

하지만 ‘가짜 백수오’ 논란이 빚어진 지난 22일 이후 90개 종목이 하락했다. 이 기간 반 토막이 난 내츄럴엔도텍을 비롯해 JW중외제약(-11.85%), 메디포스트(-10.25%), 알테오젠(-9.42%), 쎌바이오텍(-8.83%) 등이 적잖게 조정을 받았다. 28일에도 에스텍파마와 서울제약이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진 것을 비롯해 일동제약(-8.41%) LG생명과학(-6.81%) 파미셀(-6.46%) 등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27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바이오주가 급락한 여파도 컸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피부암 면역 치료제의 효과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암젠이 3.34% 떨어진 것을 비롯해 셀라돈(-8.0%) 밀란(-5.71%) 바이오젠(-3.06%) 등이 동반 부진을 면치 못했다.

바이오주 부진 탓에 이날 코스닥지수는 700선 재탈환에 실패하며 696.79에 마감했다. 코스피지수도 9.87포인트(0.46%) 떨어진 2147.67을 기록했다.

◆“거품 아니다” 한목소리

주요 증권사 제약·바이오 담당 애널리스트들은 “바이오주 기초체력이 튼튼한 만큼 주가 조정은 일시적”이라며 ‘거품론’을 일축했다. 이종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가짜 백수오’ 논란이 바이오주 차익 실현의 빌미를 제공했다”며 “실적 악화 등과 같은 근본岵?문제가 아닌 만큼 조만간 반등할 것”이라고 봤다.

한국 바이오업체들의 ‘체질 개선’으로 과거처럼 동반 급락 현상이 나타나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신약 허가 건수가 2006~2010년 5개에서 2011~2015년 10개로 늘고, 올해만 4개 신약이 허가를 받는 등 연구개발(R&D) 성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국내 바이오·제약업체의 해외 수출도 2006~2010년 42건에서 2011~2015년 68건으로 늘었다. 김현태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한국 바이오업체들의 R&D가 결실을 맺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며 “바이오주에 대한 프리미엄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향후 주도주는 △해외 판매망을 가진 업체 △대규모 연구인력 보유 업체 △신제품 출시를 눈앞에 둔 업체로 좁혀질 것이란 전망도 많다. 증권가에선 SK케미칼, 녹십자, 한미약품 등이 이 같은 기준을 충족하는 종목으로 지목된다. 배기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신약의 임상 관련 진도가 어느 정도 진행됐는지가 주요 지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욱/민지혜/심은지 기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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