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규모 키우려면 서로 믿는 문화 조성해야
미국서 앱 제작사 운영…KAIST 학생 인턴 교육도
[ 추가영 기자 ] “창조경제를 추진해서 어떤 결과를 가져올 것인지에 대한 아이디어가 있어야 정책이 성공할 수 있습니다.”
2013년 박근혜 정부 미래창조과학부 초대 장관으로 내정됐다가 물러난 김종훈 키스위 모바일 회장(사진)은 “리더가 누구냐에 따라 정책과 결과도 달라지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회장은 28일 대전 KAIST에서 강연한 뒤 가진 인터뷰에서 “창조경제 방향에 대한 칭찬도 있고 비판도 있지만 비판하는 말은 듣고 싶지 않다”며 “나라 앞일을 놓고 하는 것인 만큼 좋은 정책으로 성공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책 조언을 요구하자 “창업·재도전 정책이 바뀌면서 문화 및 기업생태계에도 변화가 있는 것 같다”며 “다만 스타트업이 실제로 인수합병(M&A)하며 규모를 키워 가려면 서로 믿고 노하우를 공유하는 문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로 믿는 문화가 조성돼야 창조경제가 성 幣?수 있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기업가 정신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미래부 장관에 취임했으면 어떤 기업가 정신 프로그램을 기획했을 것이냐는 질문엔 “정책자금 지원으로 더 많은 스타트업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성공한 미국 동포들이 세운 스타트업이 하듯이 네트워크와 노하우를 공유해서 서로 도울 수 있는 문화를 형성하는 데 중점을 뒀을 것”이라고 답했다.
김 회장은 미국으로 돌아간 뒤 2013년 멀티 스크린을 활용한 사용자 맞춤형 쌍방향 스포츠 중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을 제작하는 키스위 모바일을 설립했다.
김 회장은 “차세대 모바일 영상기기에서 창조경제의 답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창조경제에서 혁신이 나오려면 다른 분야를 융합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며 “모바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라이프(일상) 등 세 가지가 모이는 곳에 있는 스포츠라는 콘텐츠에 주목했고 이것과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포츠 중계를 할 때 수많은 카메라를 통해 입력되는 데이터를 활용해 시청자 개개인이 보고 싶은 것을 따로 찾아서 볼 수 있는 기술을 개발 중이라고 한다.
키스위 모바일에 국내 인턴을 받는 프로그램을 진행 중인 김 회장은 “한국 학생들에게 미국 스타트업에서 경험할 기회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KAIST 학생들은 키스위 모바일에서 두 달 동안 머무르면서 프로젝트 기획, 시장조사, 마케팅 등의 사업화를 경험하고 현지인과의 네트워크 구축 방법 등을 배우게 된다.
15세에 미국으로 이민간 김 회장은 빈민촌에서 어려운 생활을 했지만 주경야독으로 미국 존스홉킨스대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메릴랜드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정보기술(IT) 벤처업체 유리시스템즈를 1998년 루슨트테크놀로지에 10억달러에 매각하며 38세의 나이에 ‘미국 400대 부자’ 반열에 올랐다. 이후 메릴랜드대 교수, 벨연구소 사장 등을 거쳤다.
대전=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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