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들 꼽은 대학사회 '3대 갑질'은…"이사회 혁신 필요"

입력 2015-04-29 15:50   수정 2015-04-29 20:48

[ 김봉구 기자 ] 대학 교수들이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회항’, 박용성 전 두산중공업 회장의 ‘막말 이메일’ 파문, 동국대 이사회의 ‘표절 스님총장’ 선임 강행을 대학 사회의 3대 갑질로 규정했다.

동국대 교수협의회(교협)를 비롯한 서울경기 지역 대학 교협과 시민·사회단체들은 29일 서울 필동 동국대 캠퍼스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열어 “과도한 권한을 휘두르는 대학 이사회를 혁신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교수들이 언급한 조 전 부사장은 인하대 이사, 박 전 회장은 중앙대 이사장으로 있다가 사회적 물의를 빚어 자리에서 물러난 바 있다. 동국대 재단의 경우 불교 조계종 종단의 영향력이 강하다. 종단의 외압 행사 의혹에 총장 후보인 보광스님(한태식 교수)의 논문 표절 의혹이 겹쳤지만 다음달 2일 총장을 선임할 예정이다.

교수들은 공동성명에서 “지금 한국의 대학은 사회적 갈등과 추문을 양산하고 있다”며 “조현아 전 이사는 인하대 교수직을 미끼로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을 무마하려 했고, 박용성 전 이사장은 ‘(교수들) 목을 쳐 주겠다’는 폭언까지 서슴지 않았다. 동국대 이사회 또한 스님 총장이 돼야 한다는 이유로 구성원들이 반대하는 표절 총장 선임을 강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근 터져 나온 대학 이사회의 상식 밖 갑질은 설립 주체와 이사회에 권한이 집중된 비민주적 구조 때문”이라며 “반면 교수, 학생, 직원 등 대학 구성원은 몸담고 있는 대학 운영에 거의 참여할 수 없는 모순 속에 고통받고 있다. 대학의 공공성과 자주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사립학교법 등 관계 법령을 다양한 학내 구성원의 이사회 참여를 보장하는 방향으로 개정하자고 제안했다.

이들은 또 총장 선임을 둘러싸고 5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동국대 사태의 합리적 해결을 주문하면서 외압·표절 의혹이 불거진 총장 후보의 선임 반대, 총장 재선출 절차 착수 등을 요구했다.

기자회견에는 동국대를 포함해 인하대 중앙대 한국외대 서울시립대 등 대학 교수단체와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민교협), 전국교수노동조합, 사립학교개혁 국민운동본부 같은 교육·시민·사회단체들이 참여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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