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금리에 상가 찾는 자산가 "3% 수익도 좋다"

입력 2015-05-01 21:29   수정 2015-05-02 05:14

현장리포트 - 기업은행 수익형부동산 투어 가보니

"직장인 몰리는 상가 어디"…홍대주변 3시간 동안 분석
은행 "예금 이탈 우려에도 투자자들 위해 서비스"



[ 박한신 기자 ]
지난달 28일 서울 홍익대 인근의 대로변. 기업은행이 프라이빗뱅킹(PB) 고객을 초청해 연 수익형 부동산 투어에 참여한 주부 A씨는 “홍대 상권 중 30, 40대 직장인이 많이 찾는 상가가 어느 곳이냐”며 쉴 새 없이 질문을 쏟아냈다.

상가에 투자한 경험이 있다는 그는 “10~20대가 몰리는 곳의 상가는 유행에 지나치게 민감해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작년까지만 해도 개발 호재가 있는 경기 평택, 세종시 등 지방에서 비슷한 행사를 열었다. 이번엔 서울의 핵심 상권 중 하나인 홍대 상권을 골랐다. 수익형 부동산 투자에 대한 자산가들의 관심을 반영한 것이다.

○월세 나오는 상가에 높은 관심

이날 행사는 은행PB 부동산컨설턴트 등 전문가들과 함께 홍대 상권 골목골목을 3시간가량 돌며 상권과 건물을 분석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서울 이촌동에 사는 B씨는 수익률을 꼼꼼히 체크했다. 그는 연 수익률이 3~5% 정도라는 전문가의 설명에 “서울 핵심 상권이라 그런지 수익률이 기대보다 낮지만 중국인 관광객이 계속 찾는 곳인 만큼 투자를 고려해볼 만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금융자산을 상가 투자로 돌릴 생각인데 부동산은 거액의 돈이 묶이는 게 단점”이라며 “재매각이 쉬운 매물이 있다면 투자할 생각이 있다”고 했다.

이날 행사엔 PB고객 22명이 참여했다. 기업은행은 당초 15명이 올 것으로 예상했지만 초청받은 고객의 지인들까지 몰렸다. 연령대도 다양했다. 50~60대 주부와 은퇴자 외에 30~40대도 눈에 띄었다.

김연화 기업은행 WM사업부 차장은 “정기예금 금리가 연 1% 중반까지 떨어지면서 자산 규모와 무관하게 금융자산에서 매달 월세가 나오는 상가로 이동하려는 추세가 확연하다”며 “예전엔 노후에 대비한 상가 투자가 주류였지만, 지금은 30~40대들도 주택 대신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수요가 늘면서 가격이 상승하고 수익률이 다소 낮아지는 추세인 만큼 충분한 사전 조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부동산 행사 늘리는 은행 PB

기업은행뿐 아니라 신한 국민 하나 등 다른 시중은행도 최근 부동산 투자 관련 행사를 늘리고 있다. 상당한 자산을 보유한 PB고객이 초저금리 속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가져다줄 부동산 투자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판교신도시 등을 투자자들과 함께 돌아보는 행사를 열었고, 국민은행은 강남과 이태원 등 서울 핵심 상권에서 부동산 투어를 진행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이 주최하는 부동산 관련 행사가 큰 호응을 얻으면 거액 자산가들이 금융자산을 은행에서 빼 부동산에 투자할 수도 있다”며 “그런데도 부동산 투어를 늘리는 것은 자산가들이 자신의 투자 포트폴리오에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의 비중을 늘리고 싶어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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