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社 1병영] "전역일만 기다리지 말고 진짜 삶을 살아라"

입력 2015-05-03 20:51  

육군 22사단서 '토크콘서트 생.동.감'

육군본부 주최, 한경 후원

김태현 소장·노치권 사장 강연
피동적으로 끌려가는 건 '노숙자'
사단歌 불러 부대원 자긍심 고취



[ 최승욱 기자 ]
“여수역과 서울역에서 노숙인으로 5년을 버티다보니 치아가 16개만 남더군요.”

지난 4월30일 오후 2시 강원 고성종합체육관. 김태현 두마음행복연구소장이 국토의 최동북단을 지키는 육군 22보병사단 장병 700여명에게 “노숙 생활의 애환을 인터넷에 올린 뒤 상담이 몰리면서 유명 작가이자 부부 상담사로 거듭났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육군본부가 주최하고 한국경제신문이 후원하고 신세계가 협찬한 ‘1사1병영 육군 토크콘서트 생.동.감’에 연사로 나섰다.

김 소장은 1990년대 중반 무역업체를 경영하며 530만원짜리 양복을 입고 800만원짜리 구두를 신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외환위기로 늘어난 빚을 감당하지 못해 야반도주한 뒤 노숙자로 지내다가 동료의 상처를 치유할 방안을 찾기 위해 사회복지관의 컴퓨터 자판을 두드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여러분이 제대하는 날만 손꼽으며 피동적으로 끌려간다면 노숙자와 객摸?바가 없다”며 “주어진 조건과 주변을 바꾼다는 생각으로 진짜 삶을 살며 각자 마음속에 있는 ‘호랑이’를 바깥으로 끌어내야 한다”고 주문했다.

여성 공연팀 ‘디얼스’와 ‘스톰’의 흥겨운 연주, 걸그룹 ‘얼루어’의 섹시한 댄스 등이 이어진 뒤 3대째 국밥집(양산집)을 운영하는 노치권 사장이 연단에 올랐다. 노 사장은 “28사단에서 철책 근무할 당시 면회 온 가족도, 전화로 하소연할 사람도 없었다”며 “아버지는 뇌출혈, 어머니는 뇌종양으로 입원했기 때문”이라고 군 시절을 회상했다. 야간근무 도중 너무 힘들어 동료에게 비무장지대에 총을 쏘겠다고 위협하니 대대장이 찾아와 자신의 실탄과 수류탄을 회수했다는 노 사장의 말에 장병들은 귀를 기울였다. 그는 “대대장이 징계하기는커녕 부대 홍보영상에 나오도록 밀어주고 부모 초청 행사에서 편지를 낭독하게 하는 등 각종 과제를 주셨다”며 “덕분에 군 생활을 주체적으로 하게 됐고 어머니가 손을 놓은 국밥집도 철저히 손님 위주로 운영하면서 대박이 났다”고 설명했다.

불곰대대 본부중대에서 근무 중인 박환석 일병은 “전군에서 가장 힘든 GOP(일반전초)지역에서 고생하면서 스트레스가 많이 쌓였는데 강연을 듣고 우리가 아니면 이곳을 지킬 수 없다는 자부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오종화 정훈참모(중령·학군 33기)의 사회에 따라 장병들은 ‘수사불패(雖死不敗) 율곡지혼(栗谷之魂) 북진통일(北進統一) 고토회복(故土回複)’이란 부대정신과 슬로건을 잇달아 외친 뒤 “멸공통일 그날까지 승리를 향해 전진舅?rdquo;는 내용의 사단가를 제창했다.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6회의 병영 토크콘서트를 기획한 김낙회 육군발전자문위원(전 제일기획 사장)은 “행사를 마치면서 사단가를 부른 부대는 22사단이 처음”이라며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최병혁 사단장(소장·육사 41기)은 “전군에서 유일하게 GP(군사분계선과 남방한계선 내 경계초소)와 GOP, 해안 경계작전을 모두 수행하는 부대원들의 자긍심을 높이기 위해 점호와 회의, 체육활동, 교육훈련을 시작하고 마칠 때마다 사단가를 부르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성=최승욱 선임기자 swch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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