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현진 기자 ] 서울 도심권 내 프라임급 오피스 빌딩 매매가가 3.3㎡당 2500만원대까지 치솟았다. 연 1%대 초저금리 시대에 마땅한 매물을 찾지 못한 국내외 자금이 검증된 오피스 빌딩 투자에 적극 나서면서다.
지난달 24일 동국제강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본사인 서울 수하동 페럼타워(지하 6층~지상 28층)를 삼성생명에 4200억원에 매각했다. 3.3㎡당 매매가는 2489만원이다. 지난해 8월 아랍에미리트(UAE) 국부펀드 아부다비투자청이 5030억원에 산 ‘스테이트타워 남산’의 3.3㎡당 매매가(3.3㎡당 2490만원)와 비슷하다. 이는 국내 오피스 빌딩 3.3㎡당 매매가 중 최고 금액이다.
서울 프라임급 오피스 빌딩의 매매가가 높아진 것은 지난해부터다. 프라임급 오피스 빌딩은 보통 연면적 4만~5만㎡를 넘는 건물을 뜻한다. 외국계 자본이 앞다퉈 매물 확보에 나서면서 2~3년 전 3.3㎡당 1400만~1500만원 수준이던 가격이 2000만원을 뛰어넘었다.
올 2월에는 글로벌 투자회사 AEW캐피털이 서울 충무로 씨티센터타워(3만7300㎡)를 2100억원에 사들였다. 지난해 6월에는 광화문 더케이트윈타워(8만3819㎡)가 미국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홍콩 투자회사 림어드바이저에 5014억원(3.3㎡당 1980만원)에 팔렸다. 4월에는 아제르바이잔 국영석유기금(SOFAZ)이 서울 을지로 파인애비뉴A동(6만5775㎡)을 4775억원에 샀다. 3.3㎡당 2400만원 수준이다. 부동산 컨설팅업체 쿠시먼앤웨이크필드의 박현아 이사는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며 부동산 등 대체투자에 대한 수요는 커지지만 소위 ‘좋은 매물’은 부족해 거래가가 올랐다”고 설명했다.
현재 매물로 나와 있는 오피스 빌딩들도 높은 가격에 팔릴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하나자산운용은 지난달 16일 여의도 하나대투증권 빌딩을 팔기로 하고 매각 주관사 신청을 받았다. 예상 매각가는 4000억원대다.
푸르덴셜그룹이 갖고 있는 서초동 나라종금빌딩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 지하철 2호선·신분당선 강남역 바로 앞에 있어 3.3㎡당 2000만원은 넘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세운재정비촉진지구에 들어서는 20층 규모의 오피스 빌딩은 준공 전 선(先)매각을 추진한다. 시공사는 대우건설이다.
다만 공실률 위험이 투자의 변수다. 한화63시티에 따르면 서울 연면적 3300㎡ 이상(지상 10층 이상) 오피스 빌딩 768개를 조사한 결과 1분기 공실률은 평균 8.3%다. 전 분기보다 0.3%포인트 올랐다. 이송미 한화63시티 투자자문팀 매니저는 “대기업과 정보기술(IT) 회사 등이 서울 도심권과 강남권에서 경기 판교나 인천 송도 등으로 옮기고, 공기업들이 부산 등 지방으로 빠져나가며 공실률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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