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공권력을 적으로 봐…과격시위 섬뜩"

입력 2015-05-03 21:22  

현장에서 - 3주째 대규모 집회…"사복경찰이 폭력 조장" SNS 괴담도 확산

"경찰이 시위자 목 졸랐다" 등 악의적 루머 급격히 퍼져
경찰 "현장 나가기 무서울 정도"



[ 윤희은 기자 ] 지난 2일 새벽 서울 광화문광장. “청와대로 가겠다”는 세월호 유가족 및 집회 참가자와 이를 막는 경찰이 몇 시간 동안 격렬하게 대치했다. 일부 집회 참가자는 경찰버스에 불을 붙이려다 다른 참가자의 제지를 받았다. 경찰버스에 줄을 묶어 쓰러뜨리려고 흔드는 참가자도 있었다. 경찰봉과 방패를 빼앗고 쇠파이프로 경찰버스를 부수는 일은 예사였다. 1일부터 이틀간 열린 세월호 희생자 추모 철야집회 현장의 모습이다.

집회가 과격해지면서 집회 참가자 42명이 검거됐고, 경찰 10명이 부상을 당했다. 경찰차량 11대가 파손됐다. 광화문광장과 서울광장 등에서는 지난달 16일부터 3주 연속 수만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경찰 고위 관계자는 “단순한 시위인지 전투를 하는 것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며 “경찰을 적으로 간주하는 듯한 자세로 공격할 때는 섬뜩하다”고 말했다. 현장에 직접 나서는 의무경찰들은 더욱 괴롭다. 한 의경은 “쳄㎢諛?다짜고짜 손가락질하며 ‘죽어버리라’는 이야기를 할 때마다 가슴이 아프다”며 “매일 같이 현장에 나설 때마다 지옥에 가는 것 같다”고 했다.

특히 경찰을 힘들게 하는 것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각종 악의적인 게시글이 범람하는 것이다. 대부분 근거 없는 이야기다.

3일 트위터와 페이스북, 각종 포털 게시판에는 “사복경찰이 집회에 가담해 폭력시위를 조장하고 있다”며 “집회 도중 반정부 구호를 외치며 과격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사람이 있다면 경찰인지 꼭 확인해보라”는 내용의 글이 급속도로 퍼졌다. 상당수 누리꾼이 이 글에 공감하며 댓글을 달았다.

각종 근거 없는 의혹은 지난달 16일 세월호 1주기 집회가 열렸을 때부터 제기돼왔다. 같은 달 20일에는 유족들이 “집회 참가자 사이에 섞여 선동하던 사람 중에 3명이 경찰인 것을 확인했다”는 내용의 기자회견까지 했다. 경찰은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실제로 해당 경찰의 이름이나 얼굴을 특정하는 글은 한 건도 없었다.

시위현장에서 나오는 경찰에 대한 악의적 루머는 뿌리가 깊다. 지난달 18일에는 ‘경찰이 집회 참가자의 목을 졸랐다’며 올라온 사진이 논란이 됐다. 경찰은 “흥분한 시민을 통제하는 과정에서 약 3초간 팔로 목을 감쌌는데 이것이 사진으로 찍히면서 목을 조르는 것처럼 보였다”고 해명하며 곤혹스러워했다.

지난해에는 한 경찰이 여성 시위 참가자로부터 팔을 물어뜯긴 뒤 해당 여성 앞에서 상처 난 부위를 집게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동료와 대화하고 있는 사진을 놓고 “경찰이 여성 시㎱悶“?손가락질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적이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시위자를 해산하기 위해 손을 가볍게 건드리자 갑자기 넘어진 뒤 ‘폭행을 당했다’는 주장을 하는 경우도 있다”며 “다행히 나중에 사진을 통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고 했다. 2008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촛불시위가 한창이었을 당시에는 “경찰이 시위하던 여성을 강간했다”는 허위사실을 SNS에 유포한 누리꾼이 검찰에 기소당하기도 했다.

윤희은 지식사회부 기자 so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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