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의원들은 과거사에 대한 반성이 빠진 아베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미 의회 연설이나 방위협력지침 개정을 통한 자위대의 활동 범위가 확대되는 등 한반도 외교·안보 환경이 급변하는 데 대해 우리 당국의 대응이 적절했는지 추궁했다.
일부 의원들은 윤병세 장관의 전략 부재를 질타하며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은 "독도, 위안부, 야스쿠니 신사 참배 등 어느 것 하나 외교부가 주도적으로 접근하지 못했고, 진전도 없었다"면서 "대일관계 흐름을 전반적으로 바꾸기 위해서 윤 장관이 '책임지고 나갈 테니 다음 장관이 해결바란다'는 자세로 결자해지를 할 국면이 왔다"고 말했다.
같은 당 정병국 의원도 "윤 장관이 밤늦게까지 과장 같이 일한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이는 칭찬일 수도 있지만 이처럼 모욕적인 얘기도 없을 것"이라면서 "외교가 잘못됐다고 하는데 혼자만 잘한다고 하고, 일은 하는데 결과가 없으니 이제 윤 장관의 능력 갖고는 대처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가세했다.
김영우 의원은 "미일 방위협력지침 개정이 새로운 가쓰라-태프트 조약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면서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미일간 방위협력이 개정되면서 한반도에서 걱정할 것은 없느냐"고 따졌다.
다만 청와대 정무특보를 겸임 중인 윤상현 의원은 "아베 총리의 선동을 보면 화가 나지만 분풀이하듯이 장관을 사퇴하라는 것은 올바른 해법이 아니다"라며 "오히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같은 외교·안보 사안을 국내 정치 시각에서 재단하려 한 정치권에 문제가 있다"고 반박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이해찬 의원은 "전 세계 수상이나 외교장관이 참석해 많은 양자회담을 할 수 있는 반둥회의에 교육부총리가 가니까 제대로 못했다"면서 "최소한 총리가 참석하든가 외교장관이라도 갔어야 했는데 그러니까 전략이 없다는 얘기를 듣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한길 의원은 "윤 장관은 심각한 수준의 아전인수, 듣기 민망한 자화자찬을 늘어놓고 있다"면서 "열심히 일했지만 잘 풀리지 않는 상황에서 대통령에게 더 유능한 사람을 찾으라고 건의할 생각은 없느냐"고 따졌다.
최재천 의원은 "외교안보팀을 비롯한 조직의 재구성이 필요하다"고 전제한 뒤 "우리는 반둥회의에 외교와 전혀 상관없는 부총리를 보낸 사이 중일은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현안을 논의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윤 장관은 "미국에서는 한국 측의 우려가 반영될 수 있도록 한국 측과 사전협의를 가졌다고 밝히고 있다"면서 "미·일 양국과의 적극적 교섭 과정에서 우리 입장을 대부분 반영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윤 장관은 "외교부는 보이는, 또 보이지 않는 여러 가지 형태의 노력을 포함해서 위안부 문제 해결을 진전시키고 선순환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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