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상익 기자 ] 소설가 김홍신 씨(68·사진)는 국내 최초의 ‘밀리언셀러’ 작가다. 1981년 발표한 소설 인간시장은 1984년 100만권을 돌파해 지금까지 560만여권이 팔렸다. 이후 김씨는 많은 소설을 내며 인기 작가 반열에 올랐다. 작품에 사회비판적 요소를 담은 것이 인기 비결이다. 2007년에는 발해 역사를 그린 대발해를 냈다. 사회와 역사를 주로 다뤘던 그가 사랑을 주제로 한 소설을 들고 돌아왔다. 3년6개월 동안 집필한 단 한 번의 사랑(해냄)이다.
“사람은 누구나 제대로 사랑하고 싶은 갈증을 갖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도 제 가슴이 떨리게 하고 싶어 사랑 이야기를 쓰게 됐지요.”
김씨는 4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인생에 가장 와닿는 낱말은 ‘사랑’이라고 생각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소설은 첫사랑의 비극적 처지를 알게 된 남자와 살아남기 위해 떠나야 했지만 다시 돌아온 여자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 통속적 소재일 수도 있지만 주인공들의 과거가 한국 현대사와 얽히며 긴장감을 준다. 나이가 들어도 절대 잊 ?수 없는 첫사랑의 추억을 통해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묻는다. 주인공들을 둘러싼 복잡한 사건들은 작품 후반으로 갈수록 속도감을 더한다.
김씨의 사랑론은 단순하지만 깊은 울림을 준다. 그는 “허공은 모양이 없어 상처 날 일이 없는데 이와 비슷한 마음은 굳이 모양을 만들어서 근심 걱정을 하게 된다”며 “마음의 모양을 예쁘게 만들고 향기 나는 사랑을 지금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씨는 제15·16대 국회의원으로 활발한 의정활동을 펼쳤다. 하지만 이제는 사람들에게 작가로 남고 싶다고 했다. “정치권에서 출마나 어떤 자리를 맡아 달라는 요청이 와도 저는 글쟁이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국회의원, 대학교수 등 많은 일을 했지요. 그것보다 고통스러운 일이지만 작가로서 죽는 것이 제 인생을 가장 잘 사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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