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대출 지켜라"…기업은행, 산업단지 지점 확대

입력 2015-05-04 21:11   수정 2015-05-06 11:12

기업은행, 타 은행 중기대출 강화에 조직개편 추진
시화·반월 대형 영업점 2~3개로 쪼개는 안 검토
"밀착대응해 고객 지킬 것"



[ 이태명 기자 ] 중소기업 대출 시장의 절대강자인 기업은행(행장 권선주·사진)이 수도권 주요 산업단지 영업점 배치 전략을 새로 짜기로 했다. 산업단지별 영업점 숫자를 늘리고 영업구역도 세분화해 기존 중소기업 거래처를 밀착 관리하도록 할 방침이다. 초저금리 여파로 수익성이 악화된 다른 시중은행들이 중소기업 대출영업을 일제히 강화하고 있는 데 따른 ‘시장 지키기’ 전략이다.

○중소기업 대출 시장을 지켜라

기업은행은 영업환경 변화에 맞춰 대규모 조직개편을 검토하고 있다. 세부적인 개편 방안은 올 하반기께 확정될 예정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핀테크(금융+기술), 인터넷은행 등 최근 떠오르고 있는 새로운 분야에 대응할 조직을 신설하고, 중소기업 영업경쟁력을 강화하는 게 이번 조직개편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조직개편에는 기업은행의 텃밭으로 알려진 경기 시화·반월공단, 인천 남동공단 등 주요 산업단지 영업망을 조정하는 방안도 포함될 것으로 알좋낫? 시화·반월·남동공단에 있는 기업은행 영업점은 모두 29곳(지난달 말 기준)으로 국민·신한·우리은행 등 다른 은행들의 영업점을 합한 것보다 많다. 하지만 다른 은행들이 중소기업 대출을 공격적으로 늘리는 것을 감안할 때 영업점 숫자가 많다고 마냥 안심할 수 없다는 게 기업은행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기업은행은 시화·반월·남동공단의 대형 영업점포를 여러 개로 쪼개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예를 들어 반월공단 내 최대 영업점인 반월지점 등 초대형 영업점을 2~3개로 나누겠다는 것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반월지점의 총자산은 1조7000여억원으로 웬만한 영업점 3~4개를 합한 규모”라며 “영업점 수를 늘리면 중소기업 고객들을 좀 더 밀착 대응할 수 있는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열되는 중소기업 대출 경쟁

기업은행은 중소기업 대출 영업에선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 은행권 중소기업 대출잔액 기준으로 23%가량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중소기업 네 곳 중 한 곳은 기업은행 고객이란 의미다.

그런데도 기업은행이 산업단지 영업점을 쪼개는 방안을 추진하는 건 경쟁 은행들의 ‘중소기업 고객 빼앗기’ 공세가 만만치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저금리 여파로 다른 은행들은 중소기업 대출을 공격적으로 늘리는 추세다. 연 2% 초반대인 가계대출에 비해 중소기업 대출은 연 3~5%대 이자를 받을 수 있어서다.

1분기 주요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실적을 보면 이런 분위기는 뚜렷하다. 지난 1분기 기업은행이 2조6000여억원의 중소기업 대출을 늘린 가운데 국민은행과 우리은행도 2조4000억원가량의 중소기업 대출을 확대했다. 전년 동기 대비 두 배에 가까운 규모다. 하나은행도 1분기 중소기업 대출을 1조4000억원가량 늘려 전년 동기 실적을 크게 웃돌았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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