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이 선박수주 1위 오른 이유

입력 2015-05-06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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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공업 수비크조선소 1조 수주



[ 도병욱 기자 ] 필리핀이 한국과 중국 일본 등을 제치고 지난달 선박 수주 1위를 기록했다. 6일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달 세계 선박 발주량은 174만CGT(표준환산톤수·건조 난이도 등을 고려한 선박의 무게)인데, 필리핀은 이 가운데 59만CGT를 수주했다. 전체 수주량의 약 34%에 달한다.

한국은 53만3000CGT(점유율 30.7%)를 수주해 2위에 올랐다. 중국과 일본은 각각 29만5000CGT(17.0%), 14만9000CGT(8.6%)를 수주했다.

클락슨은 국가별 수주량을 집계할 때 필리핀을 따로 분류하지 않는다. 한국과 중국 일본 대만을 제외한 ‘기타 아시아 국가’에 포함시킨다. 그만큼 세계 조선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다는 의미다.

필리핀이 한·중·일 등을 제치고 수주 1위를 기록한 것은 필리핀에 있는 한진중공업 수비크조선소가 지난달 초대형 컨테이너선 9척(51만CGT)을 수주한 결과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수비크조선소는 지난달 6m짜리 컨테이너 2만600개를 실을 수 있는 컨테이너선(2만600TEU급) 3척과 1만1000TEU급 컨테이너선 6척을 수주했다. 한 달간 수주금액만 1조1000억원에 달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필리핀이 1위를 차지한 것은 일시적인 현상일 뿐 아니라 필리핀?아닌 한국 기업의 실적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진중공업은 부산 영도조선소의 부지 확장이 여의치 않자 2006년부터 수비크조선소 착공을 준비했다. 수비크조선소는 면적 기준 영도조선소의 약 12배 규모(304만1322㎡)다.

2009년부터 본격 가동을 시작했고, 5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대형 선박을 건조할 수 있는 도크를 갖춘 데다 인건비가 한국의 5% 수준밖에 들지 않아 비용을 줄일 수 있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필리핀을 제외하면 한국이 3개월째 수주실적 1위를 지켰다. 한국은 지난해 10월부터 3개월 동안 월간 수주실적 1위를 기록하다가 지난 1월 일본에 1위를 내줬다. 한국의 올해 1~4월 수주실적은 353만CGT로, 일본(177만CGT)과 중국(171만CGT)의 2배 수준이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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