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청소해야 직성 풀리는 주부들
입소문 타고 월 4500대 판매
[ 김희경 기자 ] 지난해 1월 비데업체 삼홍테크의 회의실. 사원부터 임원까지 모여 신제품회의를 시작했다. 영업팀장이 말을 꺼냈다. “휴대폰, 카메라부터 이어폰까지도 방수 제품이 나오는데 비데는 왜 안 되나요.” 소비자들이 물청소를 하지 못하는 불만을 많이 제기했기 때문이다. 토론이 벌어졌다. 처음에는 반대의견이 우세했다. 개발 자체가 어려워 다른 업체는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장시간 토론이 거듭되며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회의가 마무리될 즈음 권지혜 대표는 “아무도 안 해봤다고 두려워 말고 우리가 하자”고 결론냈다. 이후 10개월간의 연구개발을 거쳐 ‘이누스 방수 비데’가 시장에 나왔다.
초기 시장 반응은 그저 그랬다. 작년 12월까지 월 판매대수가 1500대에 그쳤다. 하지만 올 들어 주부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판매가 서서히 늘었다. 지난달엔 4500대가 팔렸다. 누적판매 대수는 1만4000대를 넘어섰다. 이달에도 하루 평균 70~80대가 팔려나가고 있다. 경쟁사 제품의 두 배에 가깝다. 권 대표는 7일 “별다른 마케팅을 하지 않았는데도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혁신은 소비자의 불편을 없애는 것’이란 말이 진리인 것 같다”고 말했다.
국내엔 습식 화장실(바닥에 배수구가 있는 화장실)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대부분의 사람이 물청소를 한다. 그런데 비데는 전자제품이라 물청소가 어렵다. 화장실을 청소할 때 다른 곳은 다 물로 씻어내는데 비데는 닦아내는 게 전부다. 삼홍테크는 이런 불편을 없애기 위해 비데에 물이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을 최소화했다. 노즐에도 커버를 덮었고 부품 간 결합 부위엔 실리콘을 기존 제품보다 하나 더 씌웠다.
삼홍테크는 방수 비데 판매처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상반기엔 온라인에서 주로 판매했지만 하반기엔 홈쇼핑, 특판 등 다양한 채널을 이용할 방침이다. 지난달 23일 처음으로 시도한 홈쇼핑 판매에선 55분 동안 1400대가 팔렸다. 권 대표는 “오는 12일에도 추가 방송을 하기로 했다”며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는 데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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