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 비상경영 체제 돌입

입력 2015-05-07 21:59  

장세주 회장 구속 후폭풍
장세욱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 김보라 기자 ] 동국제강이 장세주 회장(62)의 구속으로 사상 초유의 위기를 맞았다. 장 회장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등 혐의로 7일 구속됐다. 장 회장은 당분간 구치소에서 미결수로 지내며 남은 수사와 재판을 받을 예정이다.

동국제강은 구속영장 발부 소식이 알려진 직후 장 회장의 친동생인 장세욱 부회장(53)을 중심으로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부회장은 동국제강 계열사인 유니온스틸의 경영을 맡아오다 올해 초 동국제강이 유니온스틸을 흡수합병하면서 동국제강의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부임했다. 동국제강은 합병 후 기존 대표이사인 장 회장과 남윤영 사장, 장 부회장이 가세하면서 3인의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돼왔다.

장 부회장은 올 들어 합병사의 경영 업무를 총괄하는 최고경영자(CEO) 역할을 해왔으며, 장 회장은 총수로서 굵직한 경영 현안과 해외 사업 등에만 관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남 사장이 열연사업본부장, 이용수 부사장이 냉연사업본부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고 있는 만큼 당장 경영상 혼란이 초래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다만 장 회장이 주도해온 재무구조 개선 작업과 동국제강이 10년 이상 공들여온 브라질 고로 제철소 건설 등 핵심 사업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장 회장의 구속이 대외 신인도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포스코, 브라질 회사 발레 등과 합작으로 짓고 있는 브라질 고로제철소는 현재 공정률 80%로 내년 상반기 준공을 앞두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장 부회장을 포함해 회사에 오래 몸담아온 경영진이 있어 당장 큰 체제 변화는 없겠지만 오너의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임원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창립 60주년을 맞은 동국제강은 철강 경기 악화와 공급 과잉 등 여파로 2012년부터 경영난을 겪어왔다. 동국제강은 지난해 6월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재무구조 개선 약정을 맺고 유상증자와 자산매각 등 재무구조 개선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지난달 24일 서울 수하동 본사 사옥인 페럼타워를 4200억원에 삼성생명에 매각했고, 최근 회사의 간판 사업인 포항 후판 공장 폐쇄를 검토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작업의 일환이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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