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극장서 재미 잃은 영화株, 中서 흥행 돌파구 찾을까

입력 2015-05-08 08:14  

[ 박희진 기자 ]
올 들어 부진한 흥행 성적을 거둔 영화주(株)들이 중국에서 새 돌파구를 찾고 있어 주목된다.

증시 전문가들은 국내 극장에서 '쓴 맛'을 맛 본 영화주들이 중국 시장에서 '달콤한 열매' 수확을 위한 초석을 다졌다고 분석했다.

◆1분기 기대작들 줄줄이 흥행 부진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영화 투자·배급사 NEW의 주가는 전날 종가 기준 지난 1월에 기록한 연고점 대비 9% 빠졌다.

연초 예년보다 확대된 라인업 기대감을 반영하며 상승하던 주가는 개봉작의 흥행 부진에 힘을 잃었다.

특히 중·저예산 영화가 주력이던 NEW가 총 제작비 100억원을 들여 야심차게 꺼내놓은 '허삼관'은 흥행 참패를 맛보며 주가 상승세에 찬 물을 끼얹었다. 허삼관은 총 95만명 관객 동원에 그쳐 손익분기점인 300만 관객에 크게 못 미쳤다.

NEW의 1분기 배급 점유율도 6.6%로 전체 5위에 그쳤다. NEW의 배급 점유율은 지난해 1분기 18.3%를 기록한 이후 1년째 부진한 흐름을 이어오고 있다.

다만 지난 3월말에 개봉한 '스물'이 예상외의 선전을 보이면서 2분기 실적 기상도는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스물'은 지난?기준 총 관객 수 300만명 이상을 확보하며 손익 분기점인 150만명을 넘겼다.

김현용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NEW는 스물 개봉 전까지 연초부터 부진한 흐름을 지속해왔다"며 "이는 1분기 실적이 기대치를 밑돌 가능성이 높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플렉스의 1분기 기대작들도 부진한 흥행 성적을 거뒀다. '강남 1970'과 '조선명탐정2'의 누적 관람객수는 각각 219만명과 387만명으로 집계됐다. 두 작품의 손익분기점은 관객 300만명이었다.

김민정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개봉작들이 기대에 못 미치는 흥행 성적을 기록했지만, 투자지분율 관리 및 주문형 비디오(VOD) 등의 부가판권 수익으로 인해 플러스 투자수익은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고성장 中 박스오피스…영화株 자존심 회복할까

국내 시장에서 체면을 구긴 영화주들의 눈은 '중국 시장'을 향해 있다. 중국 영화시장 규모는 지난해 5조원을 돌파했으며, 올 1분기 박스오피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1.65% 성장한 1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NEW는 올 상반기 내 중국 1위 드라마 제작사인 화책미디어와 합작법인을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화책미디어는 2008년부터는 영화 사업에도 진출해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영화산업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김민정 연구원은 "상반기 내 화책미디어와 합작법인 설립을 시작으로 중국 사업 확대가 본격화될 것"이라며 "화책미디어는 영화 시장 내 콘텐츠 차별성을 강화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한 만큼 NEW와 협업 및 공동제작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내다봤다.

미디어플렉스는 이미 지난 3월 중국 최대 민간 영화 배급사인 화이브라더스와 독점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 중국 사업 모델의 밑그림을 완성했다. 중국 현지법인을 설립해 향후 3년동안 6편 이상의 한중합작영화를 제작한다는 계획이다. 미디어플렉스가 영화콘텐츠 개발을, 화이브라더스가 제작·배급을 담당한다.

중국시장 진출이 가시화되자 지지부진했던 미디어플렉스의 주가도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1분기 영화 흥행 부진에 3개월 넘게 5000원대에서 머물던 주가는 지난달말부터 연일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우며 6000원대를 회복했다.

김진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영화 투자·배급사 중 최초로 구축한 중국 사업모델에 기대감을 갖기 충분하다"며 "영화 흥행에 따라 매출액 변동성이 발생할 수 있지만, 총제작비 100억원을 기준으로 미디어플렉스 투자수익은 약 31억원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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