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훈 / 김민성 기자 ]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74)이 1년째 급성 심근경색 치료로 병실을 지키면서 롤스로이스, 마이바흐 등 그의 '슈퍼 애마'들도 달리지 못하고 있다. 자동차 애호가로 유명한 이 회장이 애지중지해온 고급차들이 주인의 부재(不在)로 차고에만 멈춰섰다.
8일 한경닷컴이 입수한 이 회장의 차량 정기 점검표를 보면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소재인 롤스로이스 차량은 2009년 3월 신차 출고 뒤 2013년 3월(1회)과 최근인 2015년 3월(2회) 두 차례 정기 검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소유주는 '이건희'. 이 롤스로이스 팬텀 EWB의 정기검사 주행 거리는 신차 출고 후 4년만인 지난 2013년 8838㎞를 기록했다. 다시 2년 뒤인 올 3월 측정된 주행거리는 9572㎞였다.
자동차 정기검사는 신차 출고 후 4년 만에 첫 번째 검사를 받고 이후 2년마다 한 번씩 점검을 받아야 한다. 주행거리가 2년 만에 불과 734㎞ 밖에 늘지 않았다.
이는 이 회장이 지난 1년간 입원 생활뿐 아니라 심근경색으로 쓰러지기 이전인 2013~2014년 초반까지도 제대로 애마를 타지 않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차량 주행거리를 보면 이건희 회장이 쓰러진 후로는 롤스로이스 운행이 안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롤스로이스 팬텀 EWB는 기존 팬텀의 휠베이스(3570㎜)를 250㎜ 더 늘린 '익스텐디드 휠베이스' 버전이다. 최고출력 453마력인 6749cc V12 트윈터보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를 얹었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5.7초만에 도달하고 최고 시속은 240㎞다. 국내 공식 가격은 6억9000만원. 추가 옵션을 더하면 7억원을 훌쩍 넘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2013년 1월2일 삼성그룹 신년 하례식 때 평소 즐겨 타던 마이바흐 62S 대신 롤스로이스 팬텀을 타고 와 눈길을 끈 바 있다. 이후 공식석상에도 롤스로이스를 애용해 롤스로이스가 새로운 애마로 낙점됐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이 회장은 자동차 광으로 유명하다. 마이바흐 62S와 롤스로이스 팬텀 외에도 메르세데스-벤츠 SL65 AMG, 람보르기니 가야르도, 포르쉐 911 등 다양한 슈퍼카를 보유하고 있다.
이 회장은 자동차 애호가에 머물지 않고 1995년 삼성자동차를 직접 설립했다. 하지만 삼성자동차는 외환위기(IMF)를 겪으면서 1999년 최종 부도 처리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은 뒤 이듬해 9월 프랑스 르노자동차에 매각됐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회장님 소유의 자동차를 함부로 처분하거나 누군가가 사용할 수 없을 것"이라며 "현재 보유차 운영 상황은 개인 프라이버시이기 때문에 가족 만이 알 수 있다"고 귀띔했다.
전반적으로 이 회장은 롤스로이스보단 뗌譴謨躍?더 즐겨 탔다. 롤스로이스 팬텀과 같은 2009년에 구입한 마이바흐 62S 렌덜렛은 2013년 점검 때 약 2만㎞ 주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출고 6년째를 맞은 이 차량은 이 회장이 구입한 두 번째 마이바흐. 1940년대 전설로 남은 마이바흐 랜덜렛의 21세기 모델로 전세계 슈퍼리치(갑부)를 겨냥한 주문자 제작 방식의 희소 가치가 큰 차로 꼽힌다. 판매 가격은 2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회장이 공식석상에 마지막으로 모습을 보인 건 지난해 4월17일, 당시 마지막으로 노출된 차량 역시 마이바흐였다.
심근경색으로 쓰러지기 한달여 전인 4월17일 오후 3시 30분쯤 96일간의 장기 일본 출장 및 요양을 마치고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한 자리였다. 이 회장은 당시 건강을 묻는 질문에 팔을 위 아래로 흔들어보이며 "보시는 대로 괜찮다"라고 말한 뒤 공항 밖 대기하고 있던 마이바흐 차량을 타고 서울 한남동 자택으로 떠났다.
공교롭게도 이 회장의 귀국 하루 전은 세월호 침몰 참사가 발생한 날이었다. 당시 입국장에서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 부회장으로부터 세월호 사고를 직보받은 이 회장은 "큰 사고구나. 참 안타깝다"라고 말한 바 있다. 한달여 뒤인 지난해 5월 10일 이 회장은 급성 심근경색으로 자택에서 쓰러졌다.
☞ 이건희 회장, 입원 '1년'…현재 상태는?
김정훈 / 김민성 한경닷컴 기자 lennon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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