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만남은 덕담으로 시작했지만, 곧 공무원연금개혁 등 시급한 현안에 대한 서로 입장 차이를 확인하는 자리로 변모,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76학번 동년배인 두 원내대표는 회동 초반 손을 맞잡고 웃으며 밝은 분위기로 시작했다.
유 원내대표가 먼저 "세 번 도전하신 끈기와 집념에 대해 높이 평가하고 그런 끈기와 집념으로 협상에 임할까 봐 솔직히 두렵기도 하다"며 당선 축하인사를 했다.
이어 "사자성어로 '구동존이'라는 말이 있는데 같은 것은 추구하고 다른 것은 남겨두되 우리 여야가 같이 생각할 수 있는 그런 공통분모를 최대한 넓혀나가는 그런 관계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 원내대표는 지난 6일 새누리당이 단독 처리한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 인준동의안을 먼저 언급, "인사청문회특위 위원장을 맡았던 이 원내대표께서 굉장히 섭섭히 생각하는 것 같은데 그 점은 제가 충분히 유감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화해의 제스처를 보냈다.
이 원내대표도 "동문수학했던 학우로서 서로 존경하는 사이로 지금까지 수십 년을 같이해온 유 원내대표와 함께 파트너로서 협상하고 회의하게 돼 영광"이라면서 "대법관 후보 인준동의안 직권상정 처리에 대해 사과해주셔서 고맙게 생각한다"며 부드럽게 말문을 열었다.
그러나 "그날 있었던 새누리당의 '반의회주의 폭거라고'까지 저희 당에서 얘기했던 것 때문에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다. 이 자리에서 신뢰의 문제를 얘기하지 않을 수 없다"며 날을 세웠다.
이 원내대표는 "국민연금 공공성 강화에 대한 사회적 대타협 정신에 의한 여야 합의는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며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여야 원내수석부대표도 겉으로는 상호 협력을 당부하면서도 공무원연금개혁안에 대한 신경전을 이어갔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춘석 원내수석은 "공무원연금개혁이 합의 정신에 반해서 처리되지 못한 것에 대해 분명한 새누리당의 입장표명이 있어야 한다"며 "방금 (박상옥 인준동의안에 대해) 유감이라고 했지만, 그 정도가 과연 책임 있는 조치인가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새누리당 조해진 원내수석은 "지금 어려운 현안들이 있고 내년 총선이 다가오면서 정치적 현안들이 어려운 국면을 초래할 일이 있을 수도 있다"며 "그럴 때 신뢰를 바탕으로 여야 원내지도부가 거중조정을 잘하고 국민이 바라는 좋은 성과를 많이 이끌어냈으면 한다"고 답변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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