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싼' 스피스, 샷 난조로 2R서 커트 탈락
고개 떨군 우즈, 파5홀서 4타 잃고 68위 추락
케빈 나, 18번홀 더블보기로 공동 5위 '주춤'
[ 이관우 기자 ]
“스윙이 이상하게 불편했어요. 그것뿐입니다.”
마스터스 챔프 조던 스피스(미국). 그는 10일(한국시간)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플레이어스챔피언십 커트 탈락 직후 “부진한 원인이 무엇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 평소의 샷감과 스윙 느낌이 달라 고전한 결과일 뿐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주변에서는 “매킬로이와의 라이벌 관계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세계랭킹 2위인 그가 랭킹 1위를 의식하는 순간부터 샷이 흐트러졌을 수 있다는 것이다. 스피스는 이번 대회에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제이슨 데이(호주)와 같은 조에 편성돼 1, 2라운드에서 뜨거운 샷 경쟁을 벌였다.
◆라이벌 의식?…고개 숙인 스피스
스피스는 지난달 열린 RBC헤리티지를 공 ?11위로 마쳤다. 이때만 해도 마스터스 우승 피로감이나 챔프로서의 중압감은 그다지 크지 않다는 해석이 나왔다. 10언더파를 칠 만큼 감각이 여전했기 때문이다. 곧 이은 WGC-캐딜락 매치플레이에서도 16강 진출은 좌절됐지만 경기력이 나쁘지는 않았다. 3차전에서 만난 매치플레이 강자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에게 패한 것을 제외하고는 1차전(미코 일로낸)과 2차전(매트 에브리)을 모두 승리로 장식했다.
하지만 제5의 메이저대회로 불리는 이번 플레이어스챔피언십 성적을 보면 ‘컴퓨터 샷’이라는 평가가 무색하다. 드라이버 정확도는 64.29%로 올 시즌 평균(61.06%)보다 좋았다. 문제는 그린 적중률. 평소(66.67%)에 크게 못 미치는 평균 44.44%에 불과했다. 2라운드에서는 올 들어 최악인 38.89%를 나타냈다. 아이언 샷이 거의 아마추어 수준으로 퇴행했다는 얘기다. 홀당 평균 1.673개의 퍼팅으로 올 시즌 PGA 1위에 등극했던 퍼팅감도 1.813개로 둔해졌다.
반면 매킬로이는 드라이버 비거리(298.8야드), 드라이버 정확도(80.95%), 그린 적중률(68.52%) 등 거의 전 부문에서 스피스를 압도했다. 매킬로이는 이날 선두에 4타 뒤진 중간 합계 6언더파(공동 17위)를 기록해 최종 라운드에서 역전 우승을 기대해볼 수 있게 됐다. 나상현 프로는 “비거리가 10~20야드 이상 더 나가는 상대방이 있을 경우 견제심리가 작동해 샷이 꼬일 수 있다”고 말했다. 스피스가 평소와 달리 최장 319야드까지 드라이버 샷을 날린 것도 매킬로이의 이날 최장타(327야드)를 의식한 결과일 수 있다는 해석이다.
◆상위 랭커 대거 탈락
연인 린지 본과의 결별 탓일까. 타이거 우즈 역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우즈는 3라운드에서 중간 합계 3오버파를 기록, 공동 68위에 머물렀다. 선두 크리스 커크와 무려 13타 차이다. 우즈는 지난달 마스터스에서 공동 17위에 오르며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뒤 우승 욕심을 가감 없이 내비쳤다. 하지만 본과의 전격 결별 이후 멘탈 관리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우즈는 이번 대회에서 생애 처음으로 한 라운드 두 개의 파5홀에서 더블보기를 범하는 수모를 당했다.
대회는 우승 후보자들이 대거 탈락하면서 결과를 점치기 어려운 구도로 흘러가고 있다. 저스틴 로즈, 맷 쿠차, 키건 브래들리, 웨스트우드, 지미 워커, 헌터 메이헌 등 쟁쟁한 선수들이 스피스와 함께 2라운드가 끝나자마자 짐을 쌌다. 대신 상위에는 케빈 키스너, 벤 마틴, 저스틴 토머스 등 중위권 선수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케빈 나도 그중 하나다. 4년 만에 우승을 노리는 케빈 나는 1, 2라운드 연속 공동 선두에 이어 3라운드에서도 17번홀까지 공동 선두를 달렸으나 막판 18번홀에서 더블보기를 범하면서 기세가 꺾였다. 케빈 나는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맞는 것보다는 추격자의 입장이 오히려 편하다”며 “남은 경기를 즐기겠다”고 말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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