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물·산소 아껴써라" 지시
우주인 6명서 4명으로 줄일수도
[ 김태훈 기자 ]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근무하는 우주 비행사들에게 비상령이 떨어졌다. 지난달 말 우주정거장을 향하던 화물선이 추락해 보급품 공급이 일시 중단됐다. 러시아는 최근 ISS에 머무는 우주인들에게 물 식품 산소 등의 생필품을 절약하도록 지시하는 등 비상조치를 취했다.
○보급품 공급 중단
국제우주정거장은 고도 350㎞에서 90분에 한 바퀴씩 지구를 돌고 있다. 가로 108.6m, 세로 79.9m로 축구장 크기와 비슷하다. 현재 이곳에 사는 우주 비행사는 러시아인 3명, 미국인 2명, 이탈리아인 1명 등 총 6명이다. 우주정거장이 궤도를 유지하도록 조종, 정비하고 각종 과학실험을 하는 게 이들의 임무다.
위기가 찾아온 것은 지난달 말이다. 보급품을 싣고 러시아에서 발사된 우주선 프로그레스호가 로켓 이상으로 정거장과의 도킹에 실패해 지구로 추락했다. 연료 880㎏, 물 420㎏, 산소 50㎏, 각종 부품과 실험도구 1420㎏ 등 2.7t의 화물이 지구로 추락하며 타버렸다. 손실액은 50억루블(약 1000억원)에 달한다.
당장 이번 사고로 우주인들의 생활에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니다. 비축된 물자가 있는 데다 6월에는 다음 보급품도 전달된다. 미국 민간 우주업체 스페이스X의 우주화물선 드래곤은 6월19일 우주정거장으로 화물을 전달할 예정이다. 사고 직후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비축된 물자를 이용하면 우주 비행사들이 여름까지 지내는 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생필품 아껴 써라”
사고 여파로 이달 예정된 우주 비행사 교대 계획이 연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우주정거장에 머물던 3명의 우주인은 14일 소유스 우주선을 이용해 지구로 돌아오고 이들을 대신해 러시아, 미국, 일본 우주인 3명이 26일 우주로 올라갈 예정이었다.
하지만 러시아 전문가들은 사고가 난 화물선과 로켓에 사용된 부품이 유인 우주선에도 사용되는 만큼 사고 원인 규명 때까지 1~2개월가량 유인 우주선 발사를 연기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인테르팍스통신은 러시아 비행통제센터가 우선 우주인들에게 생필품 절약 지침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우주정거장 내의 전기 배터리, 식수 공급장치, 에어컨, 산소 생산기, 이산화탄소 배출기, 위생 기구 등의 교체품을 더 오래 사용하라는 지시였다.
우주 비행사들은 우주정거장에 통상 6개월간 머물다 돌아온다. 교대 계획이 지연되면서 비행사들의 정신건강에 나쁜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 지구로부터 멀리 떨어져 지내는 우주인들은 때로 고독감을 느끼고 심신이 약해질 수 있다. 우주정거장 운영에 참여한 국가들이 우 ?음식 개발에 공을 들이는 것도 비행사들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서다.
최기혁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달탐사사업단장은 “우주 음식은 1960~1970년대 치약처럼 짜먹는 방식에서 이제는 칼과 나이프를 이용해 스테이크까지 먹을 수 있게 발전했다”며 “최근에는 이탈리아 비행사 사만사 크리스토포레티를 위해 우주에서 에스프레소 커피를 즐길 수 있도록 추출기를 보내기도 했다”고 말했다.
우주 비행사 수를 일시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010년까지 우주정거장에 체류한 비행사는 3명 수준이었다. 인테르팍스통신은 “국제우주정거장 참여국들이 현재 6명인 우주인을 4명으로 줄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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