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유럽에 일감 뺏긴 플랜트주 '보릿고개'

입력 2015-05-11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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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기술 부재로 경쟁력 상실
티에스엠텍 상장폐지 예정



[ 허란 기자 ] 저유가 기조가 이어지면서 국내 플랜트업체들이 극심한 ‘보릿고개’를 겪고 있다.

플랜트 기자재업체인 포스코플랜텍은 11일 하한가인 1635원에 장을 마쳤다. 이 회사는 울산공장 생산설비 축소, 원리금 444억원 연체 등 악재가 잇따르면서 최근 7거래일 동안 다섯 차례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졌다. 해외 플랜트 손실 확대 등으로 지난해 순손실 규모는 2797억원까지 늘어났다.

티타늄 소재를 이용해 플랜트 장비 및 부품을 생산하는 티에스엠텍은 오는 20일 상장폐지를 앞두고 이날부터 정리매매에 들어갔다. 지난 6일 예금 부족으로 전자어음 35억원을 결제하지 못해 최종 부도처리됐다. 1년 전 6410원이었던 주가는 471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지난 3월엔 석유화학 플랜트 기자재업체 우양에이치씨가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박무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로 오르지 않는 한 플랜트 업황 부진은 계속될 것”이라며 “특히 국내 플랜트업체는 핵심기술 부재로 더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플랜트 엔지니어링기술이 복잡해지고 다양화하면서 유럽, 일본 등 해외 플랜트업체에 기존 수주 물량마저 뺏기고 있다는 설명이다.

50년 이상 업력을 가진 중견 플랜트업체들도 실적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내 대표 산업용 밸브 제조업체 성광벤드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537억원으로 전년 대비 반 토막 났다. 태광의 영업이익(121억원)도 2013년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성광벤드 주가는 1년 전에 비해 35.85%, 태광은 43.23% 하락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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