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읽는 기술 나왔다

입력 2015-05-12 21:41  

GIST 이병근·이보름 연구팀
뇌파 인식 인공신경망 개발
언어장애 환자 소통 길 열려



[ 김태훈 기자 ] 국내 연구진이 머릿속 생각을 말로 바꿀 수 있는 인공 신경망 기술을 개발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이병근 기전공학부 교수, 이보름 의료시스템학과 교수 공동연구팀이 머릿속에서 특정 발음을 상상할 때 나오는 뇌파를 실시간으로 인식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2일 발표했다.

병원에서 검사 목적으로 사용하는 뇌파 측정장치는 수신한 신호를 디지털로 변환한 뒤 컴퓨터로 이 특징을 분석해야 했다. 뇌파 왜곡이 심해 분석이 어렵고 시간도 오래 걸렸다.

연구팀은 메모리와 저항 기능이 결합된 멤리스터 칩을 이용해 인공신경망을 만들었다. 멤리스터는 얼마나 많은 양의 전류가 통과했는지 기억할 수 있어 인공신경망을 구성하는 핵심 기술이다. 사람 뇌의 신경세포를 이어주는 시냅스와 비슷한 역할을 한다. 사람이 ‘아(a)’ ‘이(i)’ ‘우(u)’ 세 가지 발음 가운데 한 발음을 상상하게 한 뒤 이때 발생한 뇌파를 측정해서 멤리스터에 기억시켰다. 그런 뒤 세 가지 중 하나를 다시 생각하게 해 어떤 발음을 생각하는지 알아내는 데 성공했다.

?기술을 발전시키면 의사소통이 어려운 환자나 장애인의 소통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사람의 뇌가 기억을 저장하고 불러오는 방식을 모방해 컴퓨터의 데이터 처리 시간을 줄이는 차세대 컴퓨터 기술에도 응용할 수 있다.

이 교수는 “아직은 세 가지 발음 가운데 하나를 알아내는 정도지만 이 기술을 발전시키면 어떤 생각을 하는지 뇌파를 측정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리포트’에 실렸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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