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 15년 만에 최대 호황"…호남 상인들 KTX 특수
역주변 부동산 '과열 조짐'…500만~1000만원 올라
효과 극대화 나선 지자체…정부에 증편·요금인하 요구
[ 최성국 기자 ]
13일 전남 목포시 동명동의 목포종합수산시장. 호남고속철도 종착역인 목포역에서 걸어 10분 거리의 시장에서 건어물 가게를 운영하는 박모씨(64)는 “지난달부터 부쩍 늘어난 단체 관광객 덕에 하루 50만~60만원 하던 매출이 100만원을 넘었다”며 “시장 활성화의 일등 공신이 KTX”라고 말했다. 식당을 운영하는 이모씨(58)도 “간장게장백반이 입소문을 탄 뒤 주말이면 밀려드는 손님들로 정신을 못 차릴 지경”이라며 “15년간 장사하면서 이처럼 활기를 띠기는 처음”이라고 했다.
◆달아오르는 KTX 관광특수
호남고속철도가 개통된 지 한 달을 넘긴 요즘 호남지역에 ‘KTX 훈풍’이 불고 있다. 이용객이 늘면서 광주송정역 등 정차역 주변을 중심으로 지역경제가 활기를 띠고 있다. 광주송정역의 하루평균 이용객은 고속철 개통 전인 3월 4169명에서 1만784명으로 61% 증가했다. 전북 익산역은 3874명에서 5752명(48%), 전남 목포역은 1450명에서 1751명(21%)으로 각각 늘었다.
목포시가 운영하는 야경시티투어는 호남고속철도 개통 이후 매주 금·토요일에 좌석이 매진될 정도다. 이에 따라 목포시는 현재 운행 중인 44인승 버스 1대에 추가 버스 투입을 고려하고 있다. 여수시도 오동도 해상케이블카 등 관광지마다 방문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주말 여수시내 호텔 15곳과 콘도 2곳 등 객실 1444개가 모두 만실을 기록했다.
전라남도가 고속철 개통 이후 조사한 관광객 동향에서도 증가추세가 뚜렷하다. 호남고속철도 개통 이후 한 달여간 도내 관광지 41곳을 찾은 관광객은 208만9000여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192만7000여명)보다 8.4% 증가했다. KTX가 정차하는 시·군의 관광지는 36만3000여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25만2000여명)보다 11만1000여명(44.2%) 늘었다.
◆정차역 주변 부동산 과열
KTX 정차역 주변 상권을 중심으로 유동인구가 늘면서 부동산 경기도 달아오르고 있다. 광주송정역 인근 상가는 고속철 개통 직전 3.3㎡당 700만~800만원에서 한 달 새 1000만원까지 올랐다. 지난해 350만원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최근 1년 새 세 배 이상 뛴 것이다. 광주송정역 인근의 송정·도산동 아파트 거래가격도 최근 500만~1000만원 올랐다. 정문호 공인중개사협회 광주광산지회장은 “매물이 자취를 감췄다”며 “거품 논란이 일 정도로 상승세가 가파른 편”이라고 소개했다.
광산구청은 신규 아파트 棘?시 거주기간을 제한하는 등 ‘광산구 아파트 가격 안정 종합대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관광상품 확대하는 지자체
지방자치단체들은 KTX를 활용한 마케팅 전략 마련에 나서고 있다. 우려했던 ‘수도권 빨대효과’는 미미한 반면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기대 이상이라는 판단에서다. 광주시는 지난 2일부터 광주송정역과 도심, 담양군 등 인접 5개 시·군의 관광명소를 관람하는 ‘아트투어 남행열차’ 상품을 선보였다. 목포시는 관광객 유치 여행사에 인센티브를 주는 한편 흑산도·홍도 관광객 유치를 위해 열차 배차 시간 조정에 나섰다. 신안군도 코레일과 ‘슬로시티 투어 프로그램’ 운영에 들어갔다. 전라남도 관계자는 “이용객 증대를 위해 정부에 KTX 증편 및 요금 인하, 호남고속철 2단계 조기착공 등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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