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버릴 건 버리고 키울 건 키우고…삼성은 지금 포트폴리오 조정중

입력 2015-05-13 21:44   수정 2015-05-14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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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 대대적 사업 재편 추진


[ 주용석/남윤선/정지은 기자 ] 삼성전기가 사업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것은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고 주력 사업에 매진하기 위해서다. 삼성그룹이 강조하는 이른바 ‘선택과 집중’ 전략의 일환이다. 작년 11월 삼성-한화 간 석유화학·방위산업 ‘빅딜’ 이후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삼성의 사업 재편 작업이 재개됐다는 의미도 있다.

삼성 내부에선 “그룹 차원의 포트폴리오 조정 작업은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기에 이어 삼성의 다른 계열사들도 사업 구조조정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미다.

삼성전기가 사업 구조조정을 추진하게 된 것은 지난해 실적 부진과 자체경영진단(감사)이 직접적 계기가 됐다. 삼성전기는 2~3년 전만 해도 삼성그룹 전자 계열사 중 첫손가락에 꼽히는 알짜 회사였다. 연간 8조원 안팎의 매출에 한 해 4000억~5000억원대 영업이익을 올렸다. 하지만 작년에는 매출이 7조1000억원대로 쪼그라들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99% 감소한 17억원에 그쳤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판매 부진이 삼성전기 실적 악화의 한 요인이었다. 삼성전기는 삼성전자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영 진단 결과 ‘비주력 사업의 경쟁력 저하’도 핵심 원인으로 지목됐다. 예컨대 삼성전기 매출의 23%가량을 차지하는 기판사업은 지난해 매출이 1조6000억원을 웃돌았지만 12억원의 적자를 냈다. PC 수요 감소로 기판사업이 몇 년째 정체된 결과다. 앞으로 전망도 밝지 않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연 매출이 7000억원에 달하는 파워 서플라이(전원 모듈) 사업과 연 매출이 4000억원에 달하고 국내외에 4개 공장을 가동하고 있는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모터사업도 매출에 비해 수익성이 저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기는 사업 중단, 매각, 분사 등의 방법으로 비주력 사업을 정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한화 빅딜처럼 다른 그룹에 사업을 통째로 넘기는 방식은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게 삼성 내부 분위기다. 일부에선 삼성전기에서 떼낸 사업 일부를 삼성전자에 넘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사업 구조조정과 별개로 삼성전기는 주력 사업 투자를 적극 늘리고 있다. 최근 내년까지 2880억원을 투자해 필리핀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공장을 증설하겠다고 발표한 것이 대표적이다.

주용석/남윤선/정지은 기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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