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요금제 시대 '활짝'] 음성·문자 무료, 데이터에 요금 부과…30년 이통시장 틀 바뀐다

입력 2015-05-14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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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싼 데이터요금제로 닷새만에 13만명 가입
SK텔레콤도 다음 주 비슷한 요금제 출시 계획
통신사 대리점 안 거치고 휴대폰 구매도 가능



[ 전설리 / 이호기 기자 ]
지난 13일 오후 서울시청 근처에 있는 KT 휴대폰 대리점. 직장인 김재환 씨(52)는 삼성전자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S6로 바꾸기 위해 오랜 시간 상담했다. 고심 끝에 그는 지원금 대신 선택약정 요금할인을 택했다. 요금제는 새로 나온 ‘데이터 선택’에 가입했다. 이것저것 따져보니 훨씬 경제적이어서다.

조순형 KT 시청역대리점 점장은 “가입자의 70%가 지원금보다 요금할인을 선택하고 있다”며 “2년 약정 기준으로 지원금보다 요금할인을 받는 것이 더 싸기 때문”이라고 했다. 조 점장은 “데이터 선택 요금제도 도입 이후 대부분의 고객이 가입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같은 양의 음성통화와 문자메시지 데이터를 제공하는 기존 요금제와 비교해 데이터 선택 요금제 가격이 월 2000~3000원 정도 낮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보조금 경쟁서 요금 경쟁으로

스마트폰의 대중화로 음성통화는 카카오톡의 보이스톡이나 스카이프가, 문자는 카카오톡 라인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대체하고 있다. 웹 서핑은 물론 동영상 시청을 스마트폰으로 하는 이용자도 급속도로 증가하는 추세다. 모두 데이터로 운영되는 서비스다. 통신사들이 데이터를 중심으로 요금 체계를 바꾸고 있는 이유다. KT와 LG유플러스가 판매하기 시작한 데이터 요금제에 가입하면 최저 월 2만원대부터 음성통화와 문자를 무제한으로 쓸 수 있다. 요금은 데이터 이용량을 기준으로 낸다. 데이터 요금제 시대가 열린 것이다. SK텔레콤도 다음주 중 비슷한 요금제를 선보이기 위해 미래창조과학부의 인가 절차를 밟고 있다.


KT가 지난 8일 선보인 데이터 요금제는 닷새 만에 약 13만명이 가입할 정도로 인기다. 이 요금제의 인기가 높은 것은 통신비를 아낄 수 있어서다.

LG유플러스 가입자인 회사원 이지용 씨(56)는 온 가족이 요금제를 바꿔 월 통신비를 5만원 이상 줄이게 됐다. 이씨는 거래처와 잦은 통화로 매월 음성통화를 500분가량 쓴다. 그러나 데이터 이용량은 700메가바이트(MB)에 불과하다. 대학생인 이씨 아들은 정반대다. 음성통화량은 적지만 온라인 게임, 영화, 유튜브 시청 등으로 데이터 이용량이 평균 9기가바이트(GB)에 달한다. 이씨 가족은 그동안 매월 23만5900원의 이동통신 요금을 냈다. 데이터 요금제로 바꾸면 월 요금이 18만4700원으로 낮아진다. 월 5만1200원, 연간으로 계산하면 61만원가량의 통신비를 절약할 수 있게 된다.

휴대폰 유통망 다변화

데이터 요금제와 함께 요금할인 제도가 30년 이상 고착화한 국내 통신 시장의 틀을 바꾸고 있다. 국내 통신사들은 그간 독점적으로 휴대폰을 판매해왔다. 지원금을 이용해서다. 소비자들은 지원금을 받기 위해 통신사 대리점에서 휴대폰을 샀다.

그러나 지난달 미래부가 선택약정 요금할인제도(휴대폰 지원금 대신 요금을 20% 할인받는 제도)를 시행한 이후 굳이 통신사 대리점에서 휴대폰을 살 이유가 없어졌다. 삼성전자 갤럭시S6와 애플 아이폰6 LG전자 G4 등 인기가 높은 최신 스마트폰을 살 때 지원금을 받는 것보다 요금할인을 받는 것이 할인폭이 커졌기 때문이다.

예컨대 김재환 씨는 갤럭시S6를 구매할 때 요금할인을 택해 2년 약정 기준으로 24개월간 총 31만6800의 요금을 할인받게 됐다. 지원금 할인을 선택했다면 할인폭은 22만7700원에 그쳤을 것이다. 서울 청담동에 있는 SK텔레콤 대리점의 판매원 최화원 씨는 “요금할인 폭이 커진 뒤 다른 유통망에서 구입한 스마트폰을 매장에 가지고 와서 가입하는 소비자가 늘었다”고 말했다.

전설리/이호기 기자 slj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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