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 중국 김치, 식탁 점령

입력 2015-05-17 21:37  

5년간 무역적자 900억원
중국産 늘고, 對日 수출 급감



[ 고은이 기자 ] 중국산 김치 수입 증가로 관련 무역적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17일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2010년 1월부터 2015년 4월까지 김치 무역적자는 8409만달러(약 914억원)로 집계됐다. 김치 수입이 수출을 크게 뛰어넘은 결과다. 지난해 김치 수입량은 총 21만2938, 수입액은 1억439만6000달러에 달했다. 반면 수출량은 2만4742으로 수입량의 10분의 1 수준에 그쳤다.

김치 수입의 99%는 중국산 김치가 차지했다. 중국산은 국산보다 가격이 절반 이상 저렴해 식당·병원·학교·기업 등의 대량 급식에 주로 쓰인다. 고속도로 휴게소의 김치는 95%가 중국산으로 나타났다.

반면 중국에 수출하는 한국산 김치는 거의 없다. 중국이 수입 김치에 적용하는 까다로운 위생 기준 때문에 수출길이 막혔다.

중국은 김치를 발효식품으로 인정하지 않고 100g당 대장균 수가 30마리 이하여야 한다는 중국식 절임배추 ‘파오차이(泡菜)’의 위생 기준을 김치에 적용한다. 이 때문에 중국에 수출할 수 있는 김치는 살균된 볶음김치뿐이다. 2013년에는 김치 수출 실적이 전혀 없고, 작년 수출 규모는 1만6000달러에 그쳤다.

중국산 김치가 한국인의 식탁을 장악하는 사이 김치 수출은 계속 줄어들고 있다. 작년 김치 수출량과 수출액은 4년 전인 2010년에 비해 각각 17%와 15% 감소했다. 전체 수출액의 70% 정도를 차지하는 일본으로의 수출이 엔화 약세 탓에 주춤한 영향이 크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일본에만 집중된 김치 수출을 중국과 할랄시장 등으로 다변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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