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돌파] "가슴 뛰는 도전 하고 싶었다"…오기·역발상으로 성공 신화

입력 2015-05-17 22:31   수정 2015-05-18 15:51

해외서 꽃피우는 기업가 정신

누구도 못 막은 열정
회사서 포기한 홈쇼핑사업, 사표 내고 뛰어들어 성공

다르게 생각하니 길 열려
화장품 비싸 지갑 못 연다고? 中여성에 '싸고 좋은 제품' 어필

헝그리 정신으로 뛴다
부도 직전 얻은 '마지막 기회'…17년 만에 '주방용품 1위'로




창업은 쉽지 않다. 더군다나 물도 땅도 사람도 낯선 해외에서의 창업은 더 말할 것도 없다. 한국경제신문과 KOTRA의 ‘한계돌파-해외서 꽃피우는 기업가 정신’ 기획은 절실함과 역발상으로 해외시장에서 창업에 성공한 ‘억척’ 기업인들의 얘기다. 이들이 해외에서 맨주먹으로 성공하는 과정은 위기 속에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한국 경제에 ‘다시 신발 끈을 질끈 매고 뛰라’는 메시지를 준다. 세계 곳곳에서 사업을 일군 K비즈니스 주역을 소개한다.

아프리카 최대 가발회사

최영철 사나그룹 회장

케냐에서 사나그룹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직접 케냐 수도 나이로비 길거리에서 행인에게 물었다. “사나그룹을 아느?rdquo;고 하자 곧바로 “아, 그 가발회사”란 답이 돌아왔다. 사나그룹 창업자 최영철 회장은 30여년 전 섬유 제품을 팔러 케냐를 찾았다가 아프리카 여성들의 가발에 대한 애착을 간파했다. “이 땅에 흑인이 존재하는 한 가발사업은 무조건 된다”고 확신했다. 그의 ‘감’은 적중했다. 사나그룹은 창업 26년 만에 1만여명의 직원을 거느린 아프리카 최대 가발 제조회사가 됐다.

인도네시아 최대 홈쇼핑업체

유국종 레젤홈쇼핑 사장

유국종 레젤홈쇼핑 사장은 1993년 본지에 실린 홈쇼핑 관련 특집기사를 보고 홈쇼핑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알아챘다. 하던 일을 접고 1995년 39홈쇼핑(현 CJ오쇼핑)에 입사했다. 현대홈쇼핑으로 자리를 옮겨 인도네시아 현지법인 설립작업을 맡았다. 회사는 법률적인 문제 등을 감안해 현지 진출을 포기했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고심 끝에 2006년 말 사표를 던지고 인도네시아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가 설립한 레젤홈쇼핑은 2위와의 격차가 배 이상 되는 현지 최대 업체가 됐다.

中서 저가 화장품 ‘돌풍’

이춘우 카라카라 사장

이춘우 카라카라 사장은 국내 굴지 대기업에서 잘나가던 샐러리맨이었다. 그는 6억5000여만명의 중국 여성 중 70%가 화장품 가격이 비싸 화장을 못 한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질 좋고 값싼 제품이면 시장을 얼마든지 개척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미련 없이 회사를 그만두고 현지에서 창업했다. 그는 제조 및 관리비용을 줄이는 데 사활을 걸었다. 대신 임금 수준은 업계 최고로 책정했다. 실험은 성공했다. 카라카라는 12년 만에 현지에서 ‘싸면서 좋은 제품’으로 자리 잡았다.

세계 최대 향수시장 브라질을 뚫다

윤용섭 비오미스트 사장

브라질은 국민의 84%가 향수를 뿌리는 세계 최대 향수시장이다. 그래서 메이저 향수 브랜드만 20여개에 이른다.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다. 그래도 ‘틈’은 있었다. 윤용섭 비오미스트 사장은 ‘향기 마케팅’을 생각했다. 회사 이미지에 맞는 향기를 제조해 상품 매장에 뿌리는 사업이다. 윤 사장은 “5년 넘게 맨땅에 헤딩하는 심정으로 틈새를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비오미스트는 창업 10년 만에 200만달러의 매출을 올리며 브라질 현지 업체 중 가장 큰 향기 마케팅 회사가 됐다.

폴란드 ‘빅3’ 섬유업체

남종석 칸(khan) 사장

섬유 무역업체 칸은 폴란드 섬유업계 ‘빅3’ 중 하나다. 여성의류 원단 수입·판매가 주력사업이다. 대기업에 다니던 남종석 사장은 불혹을 앞둔 나이에 창업을 결심했다. 인생의 첫 출장지였던 폴란드로 날아갔다. 파견 기간에 쌓아놨던 인맥과 영업 노하우를 활용하면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다. ‘남·종·석’ 이름 석 자 새겨진 명함을 들고 뛰고 또 뛰었다. 임대집 다락방에서 자본금 1500만원으로 출발한 칸은 12년 만에 매출 1500만달러 규모의 견실한 기업으로 성장했다.

멕시코서 헤드헌팅 업체로 성공

상윤엽 루미피?사장

멕시코에선 인맥이 중요하다. 그래서 비즈니스맨들이 멕시코에서 사업할 때 가장 먼저 배우는 단어가 ‘아미고(amigo)’다. 스페인어로 친구라는 뜻이다. 상윤엽 루미피플 사장은 이런 멕시코에 아무 연고도 없이 맨손으로 건너가 성공했다. 그것도 사람을 소개해주는 인력 컨설팅업이다. 상 사장은 “현지인의 자존심을 살려주는 방식으로 영업한 게 성공의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루미피플의 지난해 매출은 3000만달러(약 300억원)였다.

베트남 최대 주방용품회사

최외석 해피쿡 사장

최외석 해피쿡 사장은 가진 게 없었다. 공업고와 지방대를 나온 게 사실상 이력의 전부였다. 어렵게 입사한 냄비회사는 베트남 사업에서 실패했다. 도산 직전 회사 오너가 “회사 빚을 떠안는 조건으로 회사를 운영해보라”고 권유했다. 밑질 게 없었다. 사업 방향을 수출에서 내수로 바꿨다. 오토바이를 몰고 베트남 현지 곳곳을 돌며 스테인리스 냄비와 알루미늄 프라이팬을 팔았다. 그렇게 17년. 해피쿡은 현지 최대 주방용품회사가 됐다.

가나에서 KFC와 ‘맞짱’

이영규 아이디온 사장

이영규 아이디온 사장은 가나에서 프라이드치킨 프랜차이즈로 성공했다. 그가 첫 가게를 내기 1주일 전 KFC가 상륙했다. 다윗과 골리앗이 싸움을 벌이는 형국이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다. 그로부터 4년. 가나인들은 현지인 입맛에 잘 맞는 프라이드치킨을 내놓은 아이디온을 즐겨 찾는다. 이 사장은 가나에 15개 매장을 열었다.

터키서 ‘빅 사이즈’ 여성복으로 ‘대박’

김성렬 SLD 회장

김성렬 SLD 회장은 1996년 비단 보는 눈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이스탄불 시장에 ‘인공비단’으로 불리는 폴리에스테르를 들여와 대박을 터뜨렸다. 3년 전부터는 터키 유일의 XL사이즈 전문 여성의류 브랜드로 돌풍을 일으키며 회사를 연매출 1000만달러의 중견기업으로 성장시켰다.

한·러시아 통관대행업 장악

권순건 알파루스 사장

권순건 알파루스 사장은 러시아 무역을 주로 하는 중소기업에 들어갔다. 가장 힘들었던 건 뒷돈 거래가 만연한 러시아 통관시장이었다. 뒷돈 없는 통관대행 전문회사를 만들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생겼다. 2008년 알파루스를 설립했다. 이제 러시아에서는 “한국에 수출하거나 한국 제품을 수입하고 싶으면 권 사장부터 찾으라”는 말이 나온다. 알파루스는 설립 7년 만에 매출 100억원의 알짜 기업이 됐다.

특별취재팀=박수진 국제부 차장(팀장), 김동윤 베이징 특파원, 정인설(산업부), 김은정(국제부), 정영효(증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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