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채권펀드 핌코의 최고경영자(CEO)였던 무함마드 엘 에리안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뉴노멀’이 세계 경제를 특징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성장·저물가·저금리·저고용의 ‘4저(低)’로 요약되는 뉴노멀은 성숙기에 들어선 국가 경제나 시장의 성장이 정체되고, 급속한 발전이 어려워짐을 의미한다.
이에 비춰 보면 한국 생명보험업계도 뉴노멀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할 수 있다. 1970~1980년대 폭발적인 경제성장과 궤를 같이한 생명보험산업은 저출산 고령화 영향으로 이제 지속 가능한 성장의 시험대에 올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저금리 기조 장기화에 따른 역마진 심화는 골칫덩이가 된 지 오래다.
전문가들은 뉴노멀 시대에서 생존하기 위한 중요한 요소로 소비자 중심적인 경영철학과 정보기술(IT) 활용을 꼽는다. IT 발달 덕분에 공급자 중심이던 경쟁 환경이 소비자 중심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양질의 정보를 더 많이 접하고, ‘직구(直購)’처럼 국내 소비자와 해외 공급자가 직접 만나는 일도 가능해졌다. 이처럼 변화된 환경에서 소비자 중심적인 경영을 위해서는 IT가 필수 요소가 됐다.
금융권에서는 뉴노멀 도래 이전부터 인터넷 뱅킹이나 온라인 펀드처럼 IT와 금융을 접목하기 위한 노력이 계속돼 왔다. IT 적용이 상대적으로 미흡했던 생명보험업계에서도 인터넷으로 보험 가입과 유지, 지급이 가능한 인터넷 전업회사가 설립되는 등 IT와 생명보험의 융합이 뉴노멀 시대 위기 극복 방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인터넷 전업 생명보험사 교보라이프플래닛은 지난 3월 말 현재 전체 가입자 중 20~40대 비율이 95.7%에 달한다. 중간유통과정을 생략해 합리적인 보험료를 책정하고, 인터넷으로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점이 젊은 층에 어필했기 때문이다. 소비자 지향적인 철학과 IT를 통해 소비자 편익을 제고하기 위한 뉴노멀 타개책의 일환인 셈이다.
뉴노멀은 말 그대로 ‘새로운 기준’이다. 기존의 룰에 갇혀 변화를 거부하고, 과거의 영광만을 좇다 잊혀진 나라와 기업들의 사례를 반추해 보면 이제 한국 생명보험이 나아가야 할 길은 명백하다. 앞선 변화의 출발점은 바로 지금이다.
이학상 <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보험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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