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보험 연도대상] 신뢰쌓기 17년…80%가 '개척 고객'

입력 2015-05-19 07:01  

삼성화재 '고객만족대상' 박복희 설계사

진심 다해 '고객 섬기기'
보험료로 52억 거둬들여
웬만한 中企 매출 수준



[ 이지훈 기자 ] 삼성화재의 ‘2015년 고객만족대상’에서 최고의 영예인 보험판매왕은 박복희 보험설계사(사진)에게 돌아갔다. 박 설계사는 지난 17년간 보험영업 현장을 지켰고, 2011년 이후 4년 연속 메이저 챔피언상을 받은 끝에 올해 첫 대상을 차지했다.

그는 “메이저 챔피언을 네 번 받았지만 대상은 감회가 새롭다”며 “보험영업에 뛰어든 이후 지금까지 도움을 준 고객들의 얼굴이 떠오른다”고 소감을 밝혔다.

삼성화재는 올해부터 대상을 3회 수상하면 ‘레전드 마스터’로 기념하고 있다. 박 설계사는 레전드 마스터에도 도전해볼 생각이다.

박 설계사가 관리하는 고객은 2558명이나 된다. 관리 중인 보험계약도 4300여건에 이른다. 작년 한 해 동안 박 설계사가 거둬들인 보험료는 52억원이다. 웬만한 중소기업보다 매출이 많다. 이 중 신규계약으로 거둔 실적만 장기보험 7700만원, 자동차보험 14억4200만원에 달한다.

이같이 큰 실적을 거둘 수 있었던 핵심 요인으로 ?설계사는 ‘고객을 향한 기본’을 꼽았다. 최근 일부 보험 판매왕이 단기 실적에 집착해 부실한 계약을 남발하고 고객정보를 유용해 사회적인 문제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박 설계사는 지난 17년간 정도 영업의 길을 걸어왔다는 게 삼성화재 안팎의 평가다.

그는 “진심을 다해 고객을 섬기다 보면 고객이 먼저 다가오는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며 “보험 가입을 머뭇거리던 사람들이 보험금을 받고 감사의 마음을 전할 때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명단만 입력하면 고객에게 선물 리스트와 메시지가 자동으로 발송되는 고객관리 시스템을 활용하는 대신 직접 고객을 만나는 전통적인 영업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박 설계사는 “항상 웃는 얼굴로 고객을 자주 찾아뵙는 것 말고 보험영업의 왕도는 없다”며 “대화할 땐 고객의 말을 진심으로 듣고 깊이 있게 이해하려고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박 설계사는 고객이 ‘정’과 ‘친밀감’을 느낄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한다. 고객 부부에게 필요한 작은 선물로 마음을 전하고 때론 식사를 함께하며 신뢰를 쌓아간다. 그렇다고 거창한 선물을 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 10년간 주요 고객에게 옥수수를 보냈다. 박 설계사의 고모가 강원지역에서 재배한 옥수수다.

그는 “고객은 작은 것에 감동한다”며 “마음을 주고받으며 고객과 신뢰와 정을 쌓아나가는 게 장기적으로 가장 중요한 영업전략”이라고 말했다. 또 “일단 신뢰가 쌓이면 보험설계사로 일하는 친척이 있더라도 떠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고객이 직접 만든 음식을 박 설계사에게 가져온 적도 있다. 그는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생각이 났다는 고객의 말씀에 감동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전업주부였던 그가 삼성화재 보험설계사로 일을 시작한 때는 1998년이다. 당시 전문직 일자리를 찾던 중 보험설계사라는 직업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정년 없이 오래 일할 수 있고, 전문성을 갖출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박 설계사는 “육아만 하던 주부가 할 수 있는 일을 찾다가 삼성화재 보험설계사를 택한 것은 내 생애 최고의 선택이었다”며 “친구이자 동반자로 함께 성장해온 고객이 없었다면 보험왕이라는 영광도 없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설계사는 초기엔 영세한 소규모 공장이 모여 있는 지역에서 주로 보험을 팔았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공장지대에서 살다시피 해 그 동네에선 ‘악바리 설계사’로 불리기도 했다.

당시 영업을 시작하고 약 6개월이 지나면서 그의 진심을 알아보는 사람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박 설계사는 “지금 고객의 80% 정도는 초창기부터 인연을 맺은 분”이라며 “당시 고객에게 많은 것을 배웠고, 서로가 함께 성장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보니 직접 개척한 고객 비중이 매우 높다. 평균적으로 삼성화재 설계사의 고객 구성은 연고 50%, 소개 30%, 개척 20% 비율이다. 하지만 박 설계사의 경우 80% 이상이 발로 뛰어 직접 개척한 고객이다. 상당 기간 진정성을 갖고 고객을 만나온 보험왕의 면모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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