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 비법은 정성·끈기…유지율 95%
[ 이지훈 기자 ] ‘연 1890건의 신규 계약, 평균 수입보험료(매출) 200억원, 관리고객 2500명.’ 올해 각 보험사를 대표하는 보험왕들이 거둔 성적표다.
보험사들은 매년 4~6월 소속 설계사를 대상으로 연도상 시상식을 연다. 한 해 동안 최고 영업 성적을 거둔 설계사를 격려하는 행사다. 연도상 행사에 참석하는 설계사들은 수억원에서 수십억원의 연봉을 받는 보험 판매의 명인들이다. 다른 설계사들에겐 선망의 대상이고 보험사 입장에서는 실적을 이끄는 일등공신이다. 보험사들이 특급 대우를 하며 보험왕들에게 최상의 영업 환경을 제공하는 이유다. 보험왕들은 영업비결에 대해 한목소리로 ‘고객과의 신뢰 네트워크 형성’이라고 답했다.
고객과의 신뢰가 비결
보험왕들은 공통적으로 단기 매출에 연연하기보다는 정도 영업을 꾀한다. 고객과의 신뢰관계가 깨지면 모든 게 허사라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정직하게 보험 수요자 한 명 한 명에게 최선을 다하는 것이 보험왕들의 공통점이다. 그러다 보니 10년 넘게 보험왕 타이틀을 놓치지 않는 설계사도 나온다.
보험왕들은 약관을 상세히 안내하면서 완전 판매를 추구한다는 점에서도 비슷하다. 한 명의 소비자를 위해 2~3시간 할애해 보험 상품을 설명하는 보험왕도 많다. 2년 연속 보험왕에 오른 성하선 농협생명 북농협지점 주임은 한 번의 상담에 많은 시간을 쏟는다. 고객이 이해할 때까지 모든 내용을 쉽게 전달하기 위해서다. 성 주임은 “고객의 궁금증이 모두 풀릴 때까지 설명한다”고 말했다. 이런 노력 덕분에 보험왕을 통해 가입한 사람들은 해약률이 낮다. 성 주임의 13회차 유지율은 95%에 달한다.
소비자의 마음을 사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것도 보험왕들의 공통점이다. 2012년부터 올해까지 4년 연속 대상의 영예를 차지한 김수영 KDB생명 경남 거제시 고현지점 이사는 휴대폰 문자 대신 직접 손편지를 쓴다. 3년이 넘게 공을 들여 보험 유치에 성공한 사례도 있다. 그는 “단순히 보험을 파는 것이 아니라 진심을 전하는 보험인이 되고자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사무실과 해외연수비도 지원 받아
보험사들은 보험왕을 특별 관리한다. 우수 설계사의 영업력이 회사 매출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보험왕은 영업 현장에서 달인으로 통할 정도로 초회보험료, 계약유지율, 고객만족도 등에서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보험사들은 이들에 ?유럽여행 상품권, 최고급 호텔 숙박권 등 갖가지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영업 활동을 장려하기 위해 차량 지원은 물론 별도 사무실을 마련해주고 비서를 고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도 한다. 보험왕이 영업 활동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보험사들이 운영하는 클럽회원제도 대표적인 보험왕 지원 프로그램이다. 삼성생명 ‘챔피언스 클럽(Champion’s Club)’, 한화생명 ‘에이스 클럽(Ace Club)’, 교보생명 ‘FP 리더스 프라임 클럽’, 미래에셋생명 ‘프리미어 클럽(Premier Club)’ 등이 대표적이다. 챔피스언스 클럽 회원들은 정기적으로 모여 영업 노하우를 공유한다.
한화생명 에이스클럽에는 상위 3% 설계사만 가입할 수 있다. 매월 100만원 상당의 품위유지비가 지급되고 자녀 학자금 및 해외연수자금도 지원받을 수 있다. 교보생명은 FP 리더스 프라임 클럽에 3년 연속 속할 경우 최고경영자 과정을 지원하고, 5년 연속 회원에게는 개인 사무공간과 집기, 비품까지 제공한다. 미래에셋생명이 2007년부터 운영 중인 프리미어 클럽 회원은 등급(5개 등급)에 따라 주유비, 개인사무실, 해외연수자금 등이 지원된다.
끊임없는 자기계발 노력
보험왕 중에는 연간 10억원이 넘는 수입을 올리는 설계사도 적지 않다. 하지만 대부분은 영업활동에 다시 쓴다고 한다. 우수 고객과 신뢰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입소문을 내 새로운 고객을 창출하기 위해서다. 체력이 뒷받침된다면 정년 없이 일할 수 있는 직업인 만큼 고객과 오랫동안 신뢰를 쌓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호텔을 빌려 재테크 세미나를 열거나 우량 고객(VIP)을 위한 강의를 하는 게 대표적이다. 고객뿐만 아니라 고객들의 자녀교육 상담까지 진행해 중장기적인 신규 고객 확보에 나서는 보험왕도 있다. 이런 활동을 통해 고객과의 신뢰 네트워크가 단단히 구축되면 고객들이 알아서 보험왕을 찾는다. 남상분 현대해상 천안사업부 제일프로지점 대표는 “고객이 소개해주는 사람들을 만나는 데에도 시간이 모자라 직접 고객을 발굴할 겨를이 없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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