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 증시 급등 '수혜'…국영기업 자금조달 원활

입력 2015-05-19 09:52  

중국 정부가 중국 증시의 급등으로 혜택을 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국영기업의 자금 조달이 원활해지고면서 빚 부담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중국 상하이 종합지수는 올해 들어 32% 급등했다. 증시의 호황으로 지난달 말 기준 국영기업 976곳의 시가총액은 1년 전보다 배 이상 늘어 35조2800억위안(6196조원)으로 불어났다.

중국 정부는 증시 활황이 기업들의 채무 상환의 짐을 덜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의 총 부채는 2007년 말 국내총생산(GDP)의 145%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3분기 말에는 220%까지 치솟았다. 국영기업의 자산 대비 부채비율도 같은 기간 58%에서 65%로 뛰었다.

주가가 급등하자 국영기업 몇 곳은 자사주를 팔거나 증자 등을 통해 자금 조달에 나서면서 밸류에이션(평가가치) 개선에 힘썼다.

국영기업인 난징화둥테크놀로지는 지난 1월 100억5000만위안(1조7000억원)의 신주 발행으로 자산 대비 부채비율을 38%로 낮췄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말 부채 비율은 96%였다.

기업 밸류에이션 개선으로 인수·합병(M&A) 기대감도 커지면서 증시를 다시 끌어올리는 선순환도 이어진다고 WSJ은 전했다.

경기 부양에 힘쓰는 중국 정부가 증시 랠리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부동산 경기 부진과 기업 투자 저조로 경기가 살아나지 않자 증시 부양으로 기업들을 돕고 있다는 논리다.

실제로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올해 들어 이날까지 145곳의 기업공개(IPO)를 승인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승인 건수(48개)보다 3배가량 많은 수치다.

차이나 서던 펀드의 양더룽 펀드매니저는 "(중국 정부가) 과거에는 증권시장을 투기의 장소로 여겼지만 지금은 경기 부양과 경제 개혁을 수행하는 도구를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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