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상장기업 탐방]완리 "올해 첫 배당 검토중…자금조달로 주주가치 훼손 않겠다"

입력 2015-05-19 10:33  

[ 정현영 기자 ]
지난 12일 중국 푸젠성(福建省) 남동부의 항구 도시 샤먼(廈門) 공항에서 고속도로를 따라 서쪽 내륙으로 약 150Km 지점을 달리다보니 뿌연 연기를 내뿜는 거대한 공장이 한 눈에 들어왔다.

세라믹타일 제품을 대량 생산중인 한국 주식시장 상장기업 완리인터내셔널홀딩스의 제 1, 2 공장이었다. 두 공장의 생산능력은 연간 기준으로 4000억여원에 이른다.

외벽용(초박형통체타일, 테라코타패널 등)과 내장용(엔틱타일) 세라믹타일이 쉴 새 없이 움직이는 생산라인 뒤로는 작년 말부터 턴어라운드(급격한 실적 개선세)를 이끈 석탄가스화설비가 연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 1분기 영업익·순익 큰 폭 개선…"연료비 절감 덕봤다"

완리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0%, 전기 대비로는 60% 이상 늘어났다고 밝혔다. 순이익의 경우 각각 70%와 90% 이상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공장 가동률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4분기부터 운영중인 석탄가스화설비 덕분에 원가절감에 성공, 수익성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는 것이 완리의 설명이다.

완리는 "그 동안 천연가스를 사용해 고온을 내던 방식에서 벗어나 석탄을 완전 연소해 가스를 추출해 사용하면서 연료비 절감이 가능해졌다"며 "원가절감 부분이 올 1분기부터 실적에 반영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완리의 주요 제품인 세라믹타일은 천연에서 얻은 점토, 암석류 등의 광물을 원료로 배합, 분쇄해 800도 이상의 고온에서 구워낸 건축자재다. 공장라인을 가열하기 위해서는 1년 중 평균 2주 가량이 필요하다.

완리가 보유중인 제품 생산라인은 모두 11개. 석탄가스화설비 한 곳이 움직일 수 있는 생산라인은 두 개 정도다. 완리는 앞으로 이 설비를 4곳에 추가로 세워 원가절감을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완리 관계자는 "세라믹타일은 건설경기에 민감하기 때문에 2분기와 3분기가 성수기"라며 "이 성수기에 맞춰 원가절감 효과를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 석탄가스화설비 신축 설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세라믹타일산업은 건조 등 공정에 상당히 많은 에너지를 소비할 수밖에 없는 산업으로, 제조원가 중 전력과 연료비 비중이 20~30%에 달한다.

◆ '신도시화 정책'이 성장동력 중 하나…"규모의 경제로 경쟁력 확보"

완리는 향후 성장동력 중 하나로 시진핑 정부가 추진중인 '신도시화 정책'을 꼽았다. 농촌 인구의 '도시 시민화'와 '도시군 발전'에 초점을 둔 정부 전략이 신도시화 정책이다.

완리 측은 "신도시화 정책은 궁극적으로 도시화 추진을 통한 내수 중심의 소비시장 확대를 목표로 삼고 있다"며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중국 내 부동산시장의 성장 기조는 크게 흔들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규모의 경제'로 경쟁력을 확보해 둔 점도 강점으로 꼽았다.

완리 관계자는 "복건성 내 세라믹타일 경쟁사인 나스닥 상장기업인 항달도자(恒達陶瓷) 등 5곳을 비롯해 광동성의 동펑도자(Dongpeng, 홍콩 상장기업) 등 군소업체를 포함하면 수 천 곳에 이른다"면서도 "하지만 완리의 생산 규모는 한국기업의 세라믹타일 전체 생산능력의 절반 이상(6000만 스퀘어)을 웃돌 만큼 대규모로 가격경쟁력이 높다"라고 주장했다.

완리에 따르면 2013년 기준 전세계 세라믹타일 생산은 119억1300만㎡로 전년 대비 6% 가량 성장했다. 2008년부터 연간 평균 약 6.7%의 성장률을 지속하고 있다는 설명. 특히 글로벌 기준 세라믹 소비량의 경우 중국이 40%에 육박하고 있고, 2008년부터 2013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은 10.9%로 집계됐다. 세계 최대 소비 시장이 중국 내수시장이란 얘기다.

완리는 현재 중국 전역에서 총판대리상 30곳과 대리상 계약을 체결(2014년 6월말 기준), 모두 560여개 판매상을 통해 전국적인 판매망을 구축중이라고 전했다.

완리는 "중국 동부 연안에서 비교적 가까운 절강성(판매비중 7.81%, 작년말 기준), 강소성(7.61%), 복건성(5.91%), 섬서성(5.30%), 요녕성(5.21%), 산동성(4.56%) 등을 필두로 내륙 지역으로 판매망을 넓혀나가고 있다"며 "게다가 제품 운반 등 물류비가 총판비용으로 처리되고 있어 총판대리상이 수익성 개선에 중요한 역할을 해내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올해 첫 배당 검토중…자금조달로 주주가치 훼손 않겠다"

완리는 올해 주주들에게 첫 배당을 적극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자금조달 계획도 무리하게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완리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삼성물산에 납품하기로 한 테라코타 패널의 공급계약이 완리 주주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기업 신뢰의 단초'라고 판단하고 있다"며 "2014년을 턴어라운드의 원년으로 삼아 올해는 주주들에게 이익을 나누는 첫 배당을 실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 동안 상장 공모자금(약 300억원)과 보유현금 등 약 2500억원 가량을 모두 신공장 설립을 위해 투자해왔다"며 "그 결과 지난해부터 이익 성장기에 접어든 만큼 배당세 등의 비용 지출을 감안하더라도 배당 가능성을 높여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자금조달 계획 역시 완리 이사회가 단독으로 결정할 수 없다는 설명도 빼놓지 않았다. 2대주주인 KDB산업은행(지분 13.3%)과 공동으로 내부통제관리위원회를 운영하고 있어서다.

완리 관계자는 "사내이사 3명 가운데 1명은 KDB산업은행이 선임하고 있고, 산업은행에서 직접 나와 분기마다 현장 실사로 경영평가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내부통제관리위원회를 도입해 분기마다 공동으로 위원회를 열고 있고, 주주총회와 이사회 의결사항 모두 KDB산업은행이 함께 심의해야 하는 사항"이라며 지배구조의 투명성에 방점을 찍었다.

중국 푸젠성 진강시 =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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