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 커진 중국 영화시장…할리우드 '쥐락펴락'

입력 2015-05-19 20:54  

中서 터져야 '블록버스터' …5년새 17배 커진 中 시장
분노의 질주7·어벤져스2, 10억달러 흥행수입 견인

中 눈치보는 할리우드…대사 전달 힘든 코미디 줄이고
中 배우를 주인공으로 기용…알리바바·바이두 등과 제휴도



[ 김동윤 기자 ] 올 들어 전 세계에서 흥행수입(박스오피스)이 10억달러(약 1조원)를 돌파한 영화 두 편이 탄생했다. ‘분노의 질주 7’과 ‘어벤져스2:에이지오브울트론’이다. 두 영화의 공통점은 중국 시장에서의 흥행 성공이 10억달러 돌파의 기폭제가 됐다는 것이다.

미국 경제주간지 포브스는 최근 “급성장하는 중국 영화시장이 할리우드 영화 흥행의 성패를 좌우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할리우드의 주요 영화제작사들도 영화 기획 단계에서부터 중국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시장을 잡아라

지난달 1일 개봉한 ‘분노의 질주 7’은 전 세계에서 14억6900여만달러(약 1조6000억원)의 흥행수입을 올렸다. 이 중 26.5%에 해당하는 3억8900여만달러가 중국 시장에서 나왔다. 지난달 23일 개봉해 한 달이 채 안 되는 기간에 10억달러?흥행수입을 올린 ‘어벤져스2’ 역시 흥행의 일등공신은 중국 시장이었다. 전체 흥행수입의 15%인 1억5000여만달러를 중국 시장에서 벌어들였다.

13억여명의 인구를 보유한 중국은 2009년까지만 해도 연간 영화시장 규모가 2억8000여만달러에 불과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중국 영화시장은 할리우드 제작사들에 특별한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2010년 흥행수입 10억달러를 돌파한 월트디즈니의 ‘토이스토리 3’의 경우 중국 시장에서 벌어들인 돈이 전체 수입의 1.6%에 불과했다. 그러나 중국 영화시장 규모는 지난해 46억5000여만달러로 5년 만에 약 17배로 불어났다.

◆시나리오·캐스팅 모두 中 고려

중국 영화시장이 급팽창하면서 할리우드 제작사들은 영화 시나리오 집필, 배우 캐스팅 등 영화 제작의전 과정에서 중국 소비자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할리우드에서는 이 같은 전략으로 성공한 대표적인 작품으로 파라마운트사가 작년에 제작한 ‘트랜스포머4’를 꼽는다. 이 영화는 여주인공으로 중국의 ‘국민 여배우’ 판빙빙(範)을 기용했다. 또 액션 장면의 상당 부분이 중국인들에게 친숙한 홍콩을 배경으로 했다.

가디언지는 “홍콩 시민이 로봇군단의 침공으로 위기에 빠졌을 때 중국 본토 정부에 도움을 요청하는 내용을 넣은 것은 중국 영화 검열당국과 소비자들의 호감을 얻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2010년까지만 해도 30%에 달하던 할리우드의 코미디영화 비중이 지난해 13%까지 떨어진 것도 중국 시장의 영향력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코미디물은 감칠맛 나는 대사가 중요한데, 이를 외국어 자막으로 번역해서는 그 느낌을 제대로 전달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컨설팅업체 IHS의 영화산업 담당인 데이비드 핸콕 이사는 “할리우드 제작사들이 과거 수십년간 세계 시장을 겨냥해 영화를 만들어왔는데 중국 시장을 주 타깃으로 삼는 것은 새로운 흐름”이라고 진단했다.

미국 엔터테인먼트 전문 주간지인 버라이어티는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을 통해 영화를 소비하는 사람이 늘면서 할리우드 주요 제작사들이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 등 중국 대표 인터넷 기업들과 제휴를 확대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세계 영화시장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중국에는 총 1만8200여개의 영화관(스크린 수 기준)이 있는데, 인구 1만명당 영화관 비율이 미국 수준으로 높아질 경우 앞으로 13만3000여개까지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포브스는 “수년 안에 중국 내 흥행수입만으로 10억달러를 돌파하는 영화가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



[한경스타워즈] 대회 참가자 평균 누적수익률 40%육박! '10억으로 4억 벌었다'
[특집_가계부채줄이기] '그림의떡' 안심전환대출 포기자들, 주택 아파트담보대출 금리 비교로 '반색'




[한경+ 구독신청] [기사구매] [모바일앱]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국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