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중국 헬스케어 기업에 직접 투자…3000억 한·중 합작펀드 나왔다

입력 2015-05-19 21:06  

한국투자 - 팡정그룹 조성
현지업체 M&A 등 지원
韓·中 바이오기업 시너지



[ 오동혁 기자 ]
마켓인사이트 5월19일 오전 5시12분

한국투자금융그룹이 중국 팡정그룹(方正集團)과 손잡고 현지 헬스케어산업에 투자하는 3000억원 규모의 사모펀드(PEF)를 조성한다. 한국과 중국 투자회사가 중국 현지 기업에 투자하는 한·중 합작펀드를 만드는 것은 처음이다.

1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금융그룹은 지난 13일 팡정그룹과 공동펀드 조성을 위한 ‘외상(外商)투자파트너십’ 계약을 맺고 1000억원 규모의 1차 펀드를 결성했다. 두 회사는 펀드 운용을 맡을 합작회사인 상해 팡정-한투 투자관리 유한책임회사도 설립했다. 앞서 지난 4월 한국투자금융그룹 산하 증권사인 한국투자증권과 벤처캐피털인 한국투자파트너스는 중국 정부로부터 적격외국인기관투자가(QFII) 지위를 얻었다.

1차 펀드는 한국투자증권과 한국투자파트너스가 각각 400억원과 100억원을 대고, 팡정그룹 산하 팡정화생투자유한회사가 500억원을 투자했다. 양측은 2년 내 펀드 규모를 3000억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펀드의 주력 투자대상은 중국 헬스케어 분야 비상장 기업이다. 공공병원의 민영화, 의료장비, 제약 등의 분야에 집중 투자할 방침이다. 펀드 관계자는 “한국 바이오기업과 중국 기업 간 시너지 창출이 펀드의 주요 목적”이라며 “한국 기업의 중국 기업 인수와 현지 판로 개척 등의 업무도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외상투자파트너십은 외국 금융회사와 중국 현지 금융회사가 중국 기업에 투자하기 위해 합작 펀드를 만드는 것이다. 한국 금융회사가 중국 기업에 달러 등 외화로 투자하면 해당 기업이 이를 위안화로 환전해 써야 하기 때문에 시간과 비용이 들었다. 이 때문에 중국 현지 기업들은 달러로 투자받는 것을 기피하고 있다. 하지만 외상투자파트너십을 맺으면 한국에서 달러로 송금하더라도 위안화로 바뀌어 펀드에 납입된다. 그만큼 투자 속도가 빨라지고 투자받는 기업의 시간과 비용 부담도 줄어든다.

허치충 팡정증권 회장은 “이번 펀드는 앞으로 진행될 두 회사 간 다양한 협력사업의 신호탄”이라며 “한국투자금융그룹과 증권, 투자 등 금융산업 전반에 걸쳐 포괄적인 협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백여현 한투파트너스 대표는 “중국 의료산업의 최고봉에 있는 팡정그룹을 통해 중국 헬스케어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수 있게 됐다”며 “한국 중소 바이오기업들을 현지 시장에 연결해 주는 교두보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팡정그룹은 매출 기준 중국 10위권대 기업으로 최대주주는 베이징대(지분 70%)다. 과학기술, 헬스케어, 금융서비스, 부동산 등의 분야에 30여개의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베이징대병원도 운영 중이다. 의료서비스 분야에선 중국 1위, 증권 분야에선 7위(운용자산 기준)로 평가받는다.

■ 외상(外商)투자파트너십

qualified foreign limited partnership. 중국 정부로부터 적격외국인기관투자가(QFII)로 인정받은 금융회사와 중국 현지 기업 간 파트너십 계약을 맺는 것을 말한다. 중국 이외의 지역에서 조달한 자금을 위안화로 바꿔 중국 본토 사모펀드에 직접 투자할 수 있다.

오동혁 기자 otto8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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