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마케팅 열전] 달아오르는 그라운드…기업 '마케팅 홈런포' 쏜다

입력 2015-05-20 07:10  

5월 들어 프로야구 관중 23% 늘어

삼성, 1990년대 유니폼 입고 경기
두산 '퀸스데이'…넥센, 피자값 할인
구단별 '즐기는 야구' 이벤트 다양



[ 최만수 기자 ]

2015 한국프로야구가 이달 들어 가파른 관중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정규 시즌 일정의 약 3분의 1을 소화한 지난 16일 기준으로 올해 프로야구 관중은 205만9962명을 기록했다. 189경기 만에 200만명을 넘어섰다.

올해 kt 위즈가 1군 무대에 가세하면서 10개 구단 체제로 들어선 프로야구는 사상 처음으로 800만 관중에 도전한다. 시즌 초반 주춤했지만 최근의 폭발적 증가세라면 800만 관중 돌파도 도전할 만하다는 분석이다. 국내 프로야구가 열기를 더해가면서 기업들의 스포츠 마케팅 경쟁도 더 뜨거워지고 있다.

5월 들어 관중 폭발적 증가세

지난해 프로야구 관중은 651만여명으로 644만여명을 綏逑杉?2013년보다 1%가량 늘었다. 소폭 상승했지만 한 시즌 최다 관중을 기록한 2012년 715만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초반 흥행에 성공했지만 세월호 침몰 이후 사회 분위기가 차갑게 식으면서 관중 증가세가 떨어진 탓이 컸다. 인기팀 롯데자이언츠와 KIA타이거즈의 성적 부진이 겹친 것도 원인이었다.

올해는 작년과 달리 지난달까지 궂은 날씨 때문에 지난해보다 오히려 관중이 줄었지만 이달 들어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달 평균 관중이 1만2300명으로 전달보다 23% 늘어났다. 전달까지 10경기당 한 번꼴이던 매진 경기도 이달 들어 3.6경기당 한 번으로 많아졌다.

화창한 날씨 속에 명승부가 펼쳐지고, 1위부터 9위까지 승차가 촘촘한 치열한 순위 싸움이 벌어지면서 팬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5일 어린이날에는 올 시즌 처음으로 경기가 열린 모든 구장(잠실 사직 대전 목동 마산)에서 매진을 기록했다. 어린이날 전 구장 매진은 2012년 이후 3년 만이다. 어린이날 역대 최다인 9만여명이 야구장을 찾았다. 프로야구 흥행의 일등공신인 한화 이글스는 올 시즌 20번의 홈경기 중 아홉 번이 매진돼 지난해의 8경기 매진 기록을 벌써 넘어섰다. 최근 주말 홈경기는 매진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서울 라이벌 LG 트윈스와 두산베어스는 각각 30만 관중을 돌파했다. LG는 36만2902명(평균 1만8145명)으로 관중 동원 1위, 두산은 32만2924명(평균 1만7940명)으로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초여름을 맞아 선수들의 컨디션이 최고조에 이르면 프로야구 열기는 더 달아으?것으로 기대된다.

올해부터 처음 도입되는 와일드카드 제도도 후반 포스트 시즌 흥행을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와일드카드 제도는 정규 리그 4위와 5위가 ‘가을야구’ 첫 대결을 펼쳐 준플레이오프 진출팀을 가리는 것이다.

프로야구 마케팅 경쟁도 후끈

프로야구가 흥행 조짐을 보이자 기업들도 마케팅에 힘을 쏟고 있다. 5년 연속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에 도전하는 삼성라이온즈는 전통 명가라는 이미지를 강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삼성은 역사적으로 의미 있었던 시구, 시타, 응원 장면 등을 선정해 스토리로 만들어 팬들과 공유할 계획이다. 매월 마지막 일요일 홈경기에는 선수단이 1980년대, 1990년대 입었던 유니폼을 입고 경기하는 ‘클래식 데이’도 신설했다.

SK와이번스는 올해 창단 15주년을 맞아 문학구장을 ‘인천SK 행복드림구장’으로 바꿨다. 인천SK 행복드림구장은 국내 최고 수준의 음향설비 구축, 메이저리그 수준의 포수 후면석인 ‘라이브존’과 ‘라이브존 전용 라운지’, 외야 스포츠바 ‘하이트클럽’을 갖추고 있다. 시설 개선을 통해 야구장을 단순히 경기를 보는 곳이 아닌 가족, 연인, 친구들과 함께 소통하는 문화 공간으로 업그레이드한 것이다.

한화그룹 계열사들은 김성근 감독이 팀을 맡은 뒤 프로야구 최고의 화제팀이 된 한화이글스의 인기를 활용한 야구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화생명은 지난 3월 한화이글스 구단과 협약?맺고 대전 한밭야구장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로 바꿨다. 미국 메이저리그처럼 구장명을 통해 자연스럽게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백화점을 운영하는 한화갤러리아는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각 점포에서 이벤트를 펼쳤다.

‘보는 야구’에서 ‘즐기는 야구’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두산베어스는 홈경기의 절반 가까이를 ‘이벤트 데이’ 형식으로 운영한다. 선수단 전원이 전용 유니폼과 모자를 착용하는 ‘베어스데이(Bears Day)’, 여성팬 맞춤형 이벤트인 ‘퀸스데이(Queen’s Day)’가 인기를 끌고 있다. 직장인을 대상으로 명함 추첨행사를 진행하는 ‘직장인의 날’ 이벤트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넥센히어로즈는 피자업체인 파파존스와 공동으로 연승 결과에 따라 매주 목요일 피자 가격을 최대 40%까지 할인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넥센타이어는 올해부터 매월 8일을 넥센타이어데이로 지정하고 타이어를 무상점검해준다. 점점 달아오르는 프로야구 열기와 함께 각 팀의 마케팅 경쟁도 한층 가열될 것이란 분석이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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