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즈번드 시크릿' 등 외국소설 강세 이어질 듯
[ 박상익 기자 ] 여름은 1년 중 책 판매 비율이 가장 높은 때다. 책에 관심이 없던 사람이라도 방학과 휴가 땐 책에 한 번쯤 눈길을 주게 마련이다. 이 때문에 출판사들은 여름을 앞두고 제각각 ‘전략상품’을 내놓는다. 소설 분야에서도 여름시장을 최대 격전지로 분류한다.
그러나 서점가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한국 소설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0일 교보문고 예스24 등의 주간 소설 베스트셀러 현황을 보면 1~5위가 리안 모리아티의 《허즈번드 시크릿》(마시멜로), 히가시노 게이고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현대문학) 등 모두 외국 소설이다. 10위권 안의 한국 소설은 문학동네의 《제6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김진명의 《싸드》(새움)와 김홍신의 《단 한 번의 사랑》(해냄)뿐이다.
황석영 김훈 신경숙 등 냈다 하면 최소 몇만권씩 팔리는 인기 작가들마저 신작 출간 소식이 끊어진 지 오래다.
2012년 여름에는 신경숙(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이정명(별을 스치는 바람) 박범신(은교) 김애란(비행운) 등이 베스트셀러 상위권을 차지했다. 2013년에는 정유정(28) 조정래(정글만리) 김진명(고구려) 신경숙(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김영하(살인자의 기억법) 등이 여름 독자들을 즐겁게 했다. 세월호 참사 여파로 독서시장 전체가 침체에 빠졌던 지난해 여름은 예외로 치더라도 올해 같은 ‘한국 소설 가뭄’은 이례적이다.
출판계에 따르면 올여름 출간될 인기 작가 작품은 거의 없다. 외국 소설이 여름시장을 주도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인 이유다. 한국 인기 소설가로는 공지영 정유정 김영하 김훈 황석영 신경숙 김연수 박민규 김애란 등이 꼽힌다. 이들 중 가까운 시일 안에 신작을 낼 작가는 없다는 게 출판사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김훈은 현재 계간 ‘문학동네’에 단편을 발표하고 있으나 단편집은 올겨울이나 돼야 나올 전망이다. 박민규도 2012년 연재했던 ‘매스게임 제너레이션’을 다듬고 있으나 출간 시기는 미정이다. 등단 30주년을 맞은 신경숙 역시 차기작을 집필 중이나 출간 시기는 예측하기 어렵다는 게 출판사 문학동네의 설명이다.
이 같은 신작 가뭄에 대해 출판문학 전문가들의 설명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창작 기간과 세월호 참사다. 장편소설의 경우 창작에 짧게는 2~3년, 길게는 5년 정도 걸리는 데다 세월호 참사 이후 많은 작가가 손을 놓고 있다는 것. 정홍수 문학평론가는 “세월호 참사 이후 작가들이 침잠기에 들어간 상태로 볼 수 있다”고 했고, 서희원 문학평론가는 “작품 창작 사이클을 고려하면 거장들의 작품을 매년 보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은 “순문학과 대중의 괴리, 콘텐츠와 플랫폼 등에 대한 고민이 없으면 앞으로 대형 작가들의 작품이 나온다고 해서 베스트셀러가 된다는 보장이 없다”며 “출판사들은 소재와 작가 발굴 등 여러 면에서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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